▲ 회기동 자원봉사캠프장 박명숙씨가 위원들과 함께 지난 11월 한 미용실을 빌려 홀몸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 이미용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 씨는 한 달에 한 번 인근의 고급 미용실을 빌려 홀몸어르신 10여명의 이‧미용 봉사를 해오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우 어르신(74세)과 인연을 맺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우 어르신은 과거 소백산 죽령터널을 뚫는 사업을 진행하다 마을 주민의 반대로 일이 중단되면서 채무만 남았다. 이후 생활이 어려워져 신용불량자가 되자 배우자와 이혼했고 자녀와도 연락이 끊어져 8년째 고시원에서 살고 있다.
고시원에서의 생활은 여러 사람이 함께 지내다보니 냄새가 많이 나고 깨끗하지 못했다. 또 1평반 좁은 공간에 몸을 누이면 다른 입소자들이 술을 먹고 소리를 지르거나 싸움이 자주 벌어져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 우 어르신은 답답한 마음에 울화증이 생겨 거리를 방황하다 돌아와 잠이 들곤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 씨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부동산중개소의 전‧월세 물건 중 저렴한 가격에 해가 잘 드는 1층 방을 골랐다. 집주인을 설득해 보증금을 낮추고 중개 수수료도 받지 않았다.
또한 무일푼인 우 어르신의 보증금은 회기동 주민센터에서 나서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으로 충당했다. 여기에 자원봉사캠프 위원들이 이불, 전기장판, 그릇세트 등 살림살이 장만에 동참해 어르신의 자립을 도왔다.
박명숙 회기동 자원봉사캠프장은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남은 인생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행복한 동행자가 되어드리는 것이 꿈”이라며 “매달 반찬과 생필품 등을 지원해 어르신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돕겠다”고 전했다.
주금련 회기동장은 “각 동의 자원봉사캠프가 김장 나눔 및 사랑의 빵 전달 등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틈새계층 발굴에는 주민들의 도움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어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