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비서 집에 숨어 있다 적발…미 국방성 조사 돌입
고위급 인사 A 씨는 지난 7월 부하 여비서와 영내 등에서 낯 뜨거운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혹(일요신문 1216호 보도)이 제기돼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5개월쯤 지난 최근 여비서의 집에 A 씨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포착됐다. 그동안 A 씨와 여비서 측은 불륜 의혹을 적극 반박하며 소송전까지 진행하던 상황이기에 향후 불륜 스캔들과 관련한 진실게임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한미군 고위급 인사와 여비서인 아내가 불륜을 저질렀다며 제출한 남편의 고소장
주한미군 고위급 인사 A 씨는 한국에서 수십 년을 근무해 ‘한국통’으로 불린다. A 씨는 주한미군에서 영관급 장교로 복무하다 최근 전역해 군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A 씨의 업무능력은 탁월해 주한미군 내에서 인정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랬던 그에게 ‘불륜 스캔들’이 터진 것은 지난 7월 중순 무렵이다. A 씨가 부하 여직원 B 씨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확산되며 경찰 소환 조사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불륜 의혹이 제기된 배경은 여직원 B 씨의 남편인 C 씨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부터다. C 씨는 고소장에서 “A 씨와 B 씨가 상간을 하여 가정을 깼을 뿐만 아니라 서로 공동으로 공모, 오히려 이혼 소송을 제기해 위자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C 씨에 따르면 A 씨와 B 씨의 불륜 낌새는 올해 초부터 감지됐다고 한다. 아내 B 씨의 귀가 시간이 조금씩 늦어지고 집에 와서도 피곤하다는 등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C 씨는 B 씨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우연찮게 보게 됐고, A 씨와 B 씨가 주고받은 ‘낯 뜨거운’ 내용들을 확인하게 된다. 당시 <일요신문>이 입수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A 씨는 “자기랑 같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벗고”, “긴 하루였어. 나도 보고 싶어 어젯밤 끝내줬어?” 등의 내용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지난한 소송전이 이어졌다. 불륜 의혹이 제기되자 아내 B 씨는 오히려 C 씨에게 지난 3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B 씨는 “C 씨가 고정적인 일자리와 수입이 없었고, 가정에 소홀했으며 가정폭력을 저지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C 씨는 지난 6월 A 씨와 B 씨를 ‘소송사기미수죄’로 고소했다. C 씨는 “불륜은 자기가 저질러 놓고 오히려 가정 폭력 등 허위 사실을 지어내 위자료를 청구했다. 가정에 소홀히 한 것은 오히려 B 씨”라고 주장했다.
경찰에서 고소 관련 조사를 진행할 당시 A 씨와 B 씨는 줄기차게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은 맞으나 불륜 사실은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해왔다. A 씨와 B 씨는 불륜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두 사람이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C 씨가 자신의 집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A 씨와 B 씨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포착된 것이다. 이혼소송으로 B 씨와 잠시 별거 상태에 들어갔던 C 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짐을 가지러 B 씨가 있는 아파트로 향했다. 그런데 입구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지만 B 씨가 여러 이유를 대며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C 씨는 “문을 하도 열어주지 않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 경찰을 불렀다. 결국 실랑이 끝에 1시간 반 만에 집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막상 집에 들어가니 별다른 특이한 점은 없었다. C 씨는 한창 짐을 싸다가 베란다 쪽 창고로 갔다. 그런데 창고 문을 열려고 하니 이상하게 열리지 않았다. 잠금장치 자체가 없는 문이기에 C 씨는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C 씨는 “처음엔 귀신인가 싶다가 누군가 손잡이를 안쪽에서 꽉 잡고 있다는 느낌에 도둑일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참 후에 결국 창고에서 나왔던 이는 귀신도 도둑도 아닌 바로 A 씨였다. A 씨는 얼굴을 가리며 급하게 집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현장에 있던 C 씨도 경찰도 모두 황당한 순간이었다.
C 씨에 따르면 확실한 불륜 증거는 결국 잡지 못했다고 한다. 침실에 있던 휴지 등에는 체액이 묻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C 씨는 A 씨가 급하게 나가면서 손에 든 종이봉투를 주목하고 있다. C 씨는 “종이봉투 안에 다른 증거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나 결국 잡지 못했다. 하지만 혹시 몰라 당시 상황을 영상으로 찍어 놨다”라고 전했다.
경찰은 A 씨를 주거침입죄 혐의로 조사할 방법을 검토했으나 이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A 씨가 B 씨의 동의하에 집에 들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또 간통죄가 폐지됐기 때문에 A 씨가 해당 사건으로 처벌 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당시 현장에 동행한 경찰 관계자는 “A 씨와 B 씨가 소송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릴 것은 없다. 해프닝이 있었던 것은 맞다”라고 말을 아꼈다.
A 씨가 따로 처벌 받을 가능성은 없지만, 해당 사건으로 A 씨와 B 씨의 ‘불륜 사실 무근’ 주장은 다소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현재 사건은 C 씨가 A 씨와 B 씨에게 제기한 ‘소송사기미수죄’ 고소와 더불어 서울중앙지검 외사과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소송사기미수 혐의와 관련 A 씨에게는 무혐의로, B 씨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비록 간통죄는 없어져 따로 처벌은 어렵지만 소송 건에 해당 ‘해프닝’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미 국방성에서도 A 씨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미 국방성은 최근 C 씨에게 A 씨와 B 씨의 불륜 의혹과 관련해서 여러 문의를 했다고 한다. A 씨와 B 씨는 현재까지 미군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돼 향후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요신문>은 A 씨와 B 씨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결국 닿지 않았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