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A팀이 죽을 쑤고 있다. 어설픈 전문가들은 투수력이 어떻고 타력이 어떻고 말들이 많은데 한마디로 남들이 다 알고 있는 A팀의 문제점을 까발리기에 정신이 없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A팀의 가장 큰 문제는 ‘따로국밥’ 같은 팀워크에다 몇몇 선수들의 버르장머리 없는 태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즉 모래알처럼 제각각으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 하나같이 자기 잘난 맛에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사실 A팀이 잘하든 꼴찌를 하든 필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야구인들한테 싸가지가 없다고 욕먹는 데는 솔직히 안타깝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 수는 있지만 프로야구 전체로 봤을 때 별로 내세울 것도 없는 선수들이 가장 많은 팀이 바로 A팀이다. 인기 있는 것과 실력 있는 것과는 엄연히 다르다.
그런데 인기가 조금 있다고 해서 거들먹거리는 걸 보면 안타까울 정도다. 그리고 선수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하나같이 자기가 없으면 팀이 당장이라도 큰일 날 것처럼 얘기한다. 사실 개인 성적은 경기를 치르면서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자기만 잘난 줄 아는 모래알 팀워크로는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물론 야구선수가 야구만 잘하면 되지 무슨 예의범절 운운하느냐며 가자미눈을 뜨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최소한의 예의다.
예를 들어 야구장 복도에서 야구 선배나 야구 관계자들과 마주치게 되면 가벼운 목례 정도로 인사를 하는 게 예의 아닌가. 그런데 모른 체하기 일쑤고 뭐 하나 물어봐도 시큰둥하게 대꾸하는 바람에 물어보는 사람마저 무안하게 만든다. 또 팀에 관한 질문을 하면 서로 흉을 본다. 즉 남의 탓을 하는 선수가 꽤 많았다. 워낙 개성이 강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서로의 개성을 존중할 줄도 알아야 한다. 자기가 하면 ‘개성’이고 남이 하면 ‘개 같은 성질’이라고 우긴다면 그 순간부터 팀워크는 공중 분해되는 거다.
식당에서도 마찬가지다. 야구장 내 식당은 일반 사람들은 출입을 못하게 되어 있다. 야구 관계자만 이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았다. 다른 팀들은 우연히 식당에서 얼굴을 마주치게 되면 “많이 드세요, 더 드세요, 작작 드세요” 뭐 이런 인사는 다 한다. 그게 예의다. 그런데 A팀 선수들은 누가 먹든가 말든가 누가 들어오든가 말든가 지들끼리만 먹고 나간다.
식당에는 각 언론사 관계자, 신문기자, 야구원로, 심판 등 모든 야구 관계자가 모이는 곳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A팀 선수들의 버르장머리 없는 태도에 대한 지적들이 ‘안주감’으로 오르곤 한다.
내가 보기엔 고참 선수들이 그런 행동을 하니까 어린 선수들도 똑같이 싸가지가 없는 거다. 좋은 성적은 훈련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얼마만큼 선수들이 뭉치는 힘이 있느냐, 또 서로 믿음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예의를 지킬 줄 알아야 주위에서도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A팀 선수들은 지금부터라도 스타의식을 버리고 주위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 SBS 해설위원
온라인 기사 ( 2024.12.08 1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