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표(왼쪽), 송종국 | ||
솔직히 축하하는 마음보다 ‘배신감’이 더 컸습니다. 종국이형한테 전화를 걸어서는 “언론을 통해 결혼 소식을 알았기 때문에 축의금을 내지 않겠다”고 했더니 종국이형, 특유의 ‘가식적인’ 목소리로 “미안해. 어쩔 수가 없었다. 이해해 달라”며 축의금을 챙기려고 머리 숙이는 걸 마다하지 않더군요. 아직도 생각중입니다. 축의금을 낼 지 안낼 지에 대해선.
(이)영표형에 이어 종국이형까지 결혼하는 바람에 졸지에 저만 ‘왕따’가 되는 느낌입니다. 네덜란드에서 활약중인 3명의 한국선수들 중 2명이 유부남이 되는 상황은 좀 묘한 기분을 들게 하거든요. 81년 닭띠인 저로서는 아직도 결혼은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까마득한 이야기이니까요.
담당 기자분이 저한테 여자친구가 있는지를 집요하게 묻더군요. 여자친구요? 물론 많죠. 아,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냐고요? 이건 정말 비밀인데….
대학 때 첫사랑이 있었어요. 동갑내기였죠. 그 스토리는 솔직히 밝히기 싫어요. 비밀이니까. 지금도 연락을 하며 지내요. 좋은 감정이 있긴 하지만 글쎄요, 그런 만남이 어떤 인연으로 이어질지는 모르는 거죠. 이 얘기는 우리 부모님도 모르는 내용인데, 이 일기 나간 후에 뭐라고 하실지 걱정이네요. 첫사랑이었지만 지금은 좋은 친구 사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거예요.
영표형, 종국이형 진심으로 결혼 축하해요. 영표형은 결혼을 통해 훨씬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부러워요. 그리고 앞으론 영표 형네 집에서도 밥을 얻어먹을 수 있게 될 것 같아 엄청 기대가 큽니다(그동안 이영표는 음식 솜씨 좋은 박지성 의 어머니가 차려준 맛난 저녁 식사를 먹기 위해 수시로 박지성네 집을 들락거렸다고 한다).
종국이형은 배신감 때문에 축하할 마음이 생기진 않지만 어린 나이에 장가갈 수 있는 능력이 부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어여쁜 형수님과 토끼 같은 자식 낳고 오래오래 행복한 결혼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두분 형님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5월23일 에인트호벤에서
정리=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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