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쌍용양회공업, 동양시멘트,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아세아, 현대시멘트 등 6개 시멘트업체가 각사의 시장점유율과 시멘트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1994억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공정위는 6개 시멘트업체가 85%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각사 영업본부장들이 수차례 모여 각 사의 영업본부장들이 수차례 모여 시장점유율을 정하고, 지난 2011년 2월부터 약 2년간 이를 지키면서 시멘트를 출하하기로 가격을 담합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6개사는 각 사의 시장점유율을 쌍용 22.9%, 동양 15.1%, 한일 14.9%, 성신 14.2%, 아세아 8.0%, 현대 11.4% 등으로 담합하고, 이를 지키지 않은 업체에게는 불이익을 줬다.
미리 정해놓은 점유율을 초과한 회사는 점유율 미달 회사의 시멘트를 높은 가격으로 사게 했고, 저가 판매를 단속하기 위해 세금계산서를 확인했다. 또한 편법 할인도 못 하게 막았다.
특히 이들 6개 업체는 지난 2011년 3월과 12월 등 2차례에 걸쳐 영업본부장 모임을 갖고 담합을 통해 시멘트 가격을 올렸다.
이들은 담합에 대한 의심을 피하기 위해 가격인상폭, 인상시기, 공문발송일자 등을 약간씩 다르게 하는 방법을 썼다.
대형 레미콘 회사들이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 2011년 5월 말부터 약 15일 간 시멘트 공급을 중단하는 방법으로 업체들을 압박했다.
이러한 담합 행위로 인해 지난 2011년 1분기 1t당 4만 6000원이던 시멘트 가격은 2012년 4월 1t당 6만 6000원으로 43%나 올랐다.
시멘트업체들의 가격담합행위는 아세아가 협의체를 탈퇴한 2013년 4월까지 이어졌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의 행위가 가격과 점유율 담합을 금지한 공정거래법 제19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6개 법인과 영업본부장 3명은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과징금 부과 액수가 가장 큰 회사는 쌍용양회로 875억 9000만 원을 받았다. 이어 한일시멘트 446억 3000만 원, 성신양회 436억 6000만 원, 아세아시멘트 168억 1000만 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공정위가 이번에 6개 업체에 부과한 1994억 원 과징금은 지난 2014년 7월 호남고속철 담합 건설사들에 4355억 원을 부과한 이후 최대 규모다. 또한 시멘트업체들이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한편 일부 업체는 공정위의 현장조사를 방해하다 제재를 받기도 했다. 쌍용양회는 공정위가 담합행위 조사에 들어가자 직원 PC를 바꿔치기하고, 서류를 치우도록 지시하다 적발됐다.
한일시멘트 직원들은 임원의 지시에 따라 사무실에 있던 자료들을 여자화장실과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 숨기다가 적발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2개 업체와 임직원 3명에 대해 과태료 1억 6500만 원을 부과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