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대부업체 금리 상한제 폐지’ 대응 고심… 여야 법안 통과 촉구
[일요신문]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부업체 금리 상한제 폐지’에 따른 대응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우선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대부업체 관리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최고 금리 한도를 초과해 고금리를 받는 대부업체를 제재할 법적인 강제성이 없어 미봉책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가계부채로 고생하는 서민들에게 무차별적인 고금리 대출 성행과 이자폭탄 마저 우려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사진=박원순 시장 SNS>
지난해 12월말 최고금리를 제한하는 대부업체 금리 상한제가 대체 입법 없이 일몰규정으로 사라져 법적으로는 대출이자에 대한 규정이 사라졌다.
당초 여야 정치권은 대부업체 최고금리를 연 27.9%로 낮추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에 합의했지만 다른 쟁점 법안과 얽혀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채 법안심사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 대부업법 공백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대부업체들은 기존 연 34.9%의 최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근거 법은 일몰됐지만 행정지도를 통해 무차별적 고금리 대출이 성행하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문제가 발견돼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으며, 대책이라곤 대출이용자 스스로 고금리 대출 계약은 피하고, 고금리 대부업체를 금융당국이나 해당 지자체에 신고하는 것뿐인 상태이다.
박원순 시장 역시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12년, ‘피에타’(영화, 감독 김기덕)를 보며 악마를 봤다. 서울에서 만큼은 절대 이런 비극을 만들지 않겠다”며, 고금리로 인한 서민보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안타깝고 기막힌 보고를 받았다. 대부업체의 대출 이자 제한이 사라졌다”며, “서울시는 시가 할 수 있는 대부업체 관리감독 권한으로 기존의 34.9% 이상의 금리를 받는 대부업체가 없도록 점검 및 행정감독을 더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는 서민들이 빚과 고금리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도록 갖고 있는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 그리고 더 낮은 금리로 관련 대체 입법이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며, “돈으로 살수 없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34.9% 이상 금리를 받는 대부업체가 있을 경우, 서울시 눈물그만 사이트(http://economy.seoul.go.kr/tearstop)나 서울시 민생경제과(☎2133-5403)로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와 금융당국에서 신고와 행정감독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정작 영세업자나 서민들에게 고금리 대출로 인한 이자폭탄 등의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은 대부업법 부활밖에는 없어 여야 정치권의 ‘서민 챙기기’가 더욱 절실해 보인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