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FC 그로닝겐과의 원정 경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후기리그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전이라 이런저런 관심을 많이 받았는데 주전으로 출전하지 못해 조금 아쉬움도 남네요. 우리 팀이 2-0으로 앞선 상태에서 후반 29분쯤 욘 데용이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교체 투입됐거든요. 골 찬스를 놓친 것도 아깝고요.
수비수 뒤로 빠져 들어온 스루패스를 한 템포 늦게 때리는 바람에 골키퍼의 벽을 넘지 못했어요. 논스톱으로 그냥 찰 수도 있었는데 정확한 슈팅을 위해 템포를 조절한다는 게 그만 실수를 저지르고 만 거죠. 하지만 오늘 제 플레이에 대해서 큰 불만은 없어요.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진다고 생각하니까요.
일주일 동안 치렀던 터키 안타리아 전지훈련 중에 히딩크 감독님과 실로 오랜만에 ‘독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에 대해 이런저런 구설수가 많아 감독님이 좀 걱정을 하셨나봐요. 한국 언론에 제가 터키에서 벌어진 친선 경기 중 PK를 실축해 위기를 겪고 있다든가, 또는 팀 동료인 반 봄멜이 어느 네덜란드 축구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저와 영표형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는 기사들이 소개됐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던 거죠.
감독님은 다소 짓궂어도 되니까 동료들과 장난도 치고 적극적으로, 또 편하게 팀 생활을 즐기라는 부탁을 하셨어요. 그리고 홈관중들의 야유에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은 팀에서 최고의 플레이어로 인정받는 케즈만이나 롬메달도 ‘초보’였을 때는 홈팬들의 야유에 적잖이 당황했고 마음고생을 했으며 잘 이겨낸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여 주셨죠. 저에 대한 감독님의 믿음을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우리 팀의 반 봄멜이 저와 영표형에 대한 불만 중 ‘말 좀 배우라’는 충고를 전했는데(물론 이 내용은 봄멜이 한 말과 신문에 보도된 내용과는 큰 차이가 있지만) 사실 네덜란드어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가 네덜란드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축구 다음으로 절 힘들게 하는 부분이긴 해도 언어를 배우지 않고 배짱을 퉁길 만큼 강심장은 아니거든요.
앞으로 주중 두 차례씩 경기가 벌어지는 빡빡한 일정의 연속입니다. 바쁜 스케줄만큼 몸과 마음도 지치고 정신 없는, 그러면서도 해피한 후기리그가 되길 바라며, 여러분께 인사를 전합니다.
1월26일(한국시간) 에인트호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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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6.02.22 11:20: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