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6부는 “고급빌라 신축·분양에 투자하면 원금과 수익을 주겠다”며 가수 인순이에게(본명 김인순·59) 23억 원을 가로채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아무개 씨(54)에 대한 항소심에서 박 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서울 동작구의 고급빌라 ‘흑석 마크힐스’ 사업 자금 등이 필요하다며 인순이 씨로부터 23억 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로 박 씨를 지난 2012년 12월 불구속 기소했다.
박 씨는 채무변제 명목으로 인순이씨에게 제공한 앤디워홀의 그림 ‘재키(Jackie)’를 담보로 맡기고 18억 원 상당을 대출 받은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부동산 시행사업 초기에만 관여했지만 자금 매입이 필요한 상태였고, 남편 최 씨의 부동산도 피고인의 책임재산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약속된 변제 기간 내 원리금 변제 의사가 없었다고 본 원심 판단이 맞다”라고 밝혔다.
또한 ‘재키(Jackie)’와 관련,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않아 횡령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11년 11월 인순이 씨는 “최 씨의 권유로 ‘흑석 마크힐스’의 신축·분양 과정에서 약 50억원 을 투자했지만, 계약상 보장한 수익과 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최 씨 부부를 검찰에 고소했다.
‘흑석 마크힐스’는 3.3㎡당 분양가가 3000만원에 육박하는 최고급 빌라다. 오리온 그룹 계열사인 메가마크가 시공을 맡았고 박 씨가 시행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