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대유위니아 페이스북.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부장판사 장재윤)는 쿠첸이 경쟁사인 대유위니아 직원 6명을 상대로 제기한 경업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전직금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 선택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할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우선 전직금지 약정의 효력에 대해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 및 지역·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 제공 유무, 퇴직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경우 보호돼야 할 영업비밀을 특정하지 않은 데다, 영업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직 금지의 대가가 별도로 지급되지 않았고, 전직을 금지할 경우 해당 직원의 생계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은 쿠첸의 R&D연구소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지난해 6~8월 퇴사해 대유위니아로 이직하면서 시작됐다.
김치냉장고 ‘딤채’ 시리즈로 유명한 대유위니아는 이후 프리미엄 밥솥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자 쿠쿠전자와 밥솥시장을 양분해 온 쿠첸 입장에서는 대유위니아의 등장이 당장 시장의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 판단했다.
이에 쿠첸 측은 “대유위니아로 옮겨간 직원들이 전직금지 약정을 어기고 경쟁사로 이직했다”며 “밥솥 기술개발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그런데 법원에서 소송을 기각한 것이다.
이로써 대유위니아는 이달부터 본격 마케팅을 시작한 프리미엄 압력밥솥 ‘딤채쿡’을 제조·판매하는데 법적 걸림돌이 일단 사라지게 됐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