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 그림자 속 사진은 쿠엘류(위)와 히딩크 전 감독. | ||
히딩크 감독과 함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박항서 포항 코치, 정해성 부천SK 감독과 쿠엘류 감독을 도운 박성화 청소년대표팀 감독, 최강희 코치와의 릴레이 인터뷰를 가상 방담으로 엮어봤다.
박성화 감독: 훈련을 직접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예를 들어 스리백을 쓰고 포백을 쓰는 것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일단 본프레레 감독의 지도 방법의 장단점을 살펴야 한다. 쿠엘류 감독이 자율성을 강조하다가 퇴출된 것처럼 보는 시각이 많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한국축구의 장기발전을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쿠엘류 스타일이 필요한 때가 올 것이다.
▲ 박성화 감독(왼쪽), 박항서코치 | ||
정해성 감독(정): 그런 면에서 히딩크 감독은 정말 관리자였다. 나도 처음에는 히딩크 감독과 마찰이 있었다. 하지만 히딩크는 곧 한국의 특수성을 인정하며 선수들을 관리했다. 최근 본프레레 감독이 선수들을 강하게 몰아붙인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아마 가라앉은 분위기를 틀어잡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시적일 것이다.
박항서 코치(항): 본프레레 감독에게 염려스러운 점은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고 하지만 한국적 상황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다. 마음을 열어놓고 선수들을 대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줘야 한다.
최: 쿠엘류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지 못했다. 물론 코치들의 잘못이 크다. 그러나 쿠엘류 감독 스스로도 마음의 문을 열려는 시도가 적었다. 또 선수들이 직접 느끼고 깨달아서 하는 축구가 바람직하다. 하지만 유소년과 청소년 시기에 타율적인 축구에 젖어있는 선수들에게 유럽 스타일을 강요하면 안된다. 그렇다고 본프레레 감독이 처음 보여줬던 밀어붙이기식 훈련만 고집한다면 분명 선수들이 부러져 나갈 것이다. 그래서 감독과 선수를 중재할 수 있는 코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 최강희코치(왼쪽), 정해성감독 | ||
최: 본프레레 감독이 쿠엘류 감독의 실패를 거울 삼아 국내 코치들과 화합을 하고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면 2006독일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쿠엘류 감독보다 본프레레 감독은 취임 시점도 운이 좋다. 아시안컵과 올림픽이 끝나면 월드컵 체제로 전환될 것이다.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경쟁을 할 것이고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코치들은 때로는 엄한 시어머니로, 때로는 자상한 시아버지의 역할을 감독과 상의 하에 교환하면 된다.
항: 맞다. 지금 당장 본프레레 감독에 대한 능력을 평가할 필요는 없다. 기술위원회가 능력에 대해 합격점을 줬기 때문에 데려왔다. 대신 한국 축구와의 접목 과정이 매끄럽게 이뤄지도록 축구협회나 코치들이 도와주면 된다. 히딩크의 성공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물론 본프레레 감독 스스로가 조화 속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정리=변현명 스포츠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