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진을 뒤에 걸어 놓고 함께 사진 찍기도…“친박=당선”이라는 정치적 꼼수가 낳은 폐단
사진=일요신문 DB
정책이나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은 실종된 채 당내 경선을 앞둔 새누리당 예비후보들 간 벌어지고 있는 ‘친박’ 논쟁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짜임새 있는 정책으로 다가서야 하는데 전·현직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운 마케팅으로 논쟁이 벌어져 이를 지켜보는 유권자들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자신이 친박 후보임을 강조하기 위해 현수막이나 명함 등에 박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싣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한다. 이런 사진조차 없는 예비후보들은 박 대통령 사진을 뒤에 배경으로 걸어 두고 사진을 찍어 ‘친박’을 자처하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 시절 ‘박근혜 저격수’를 자처했던 경북의 A 예비후보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친박 특급’이라는 현수막을 내 건데 이어 현재는 공식 선대위 기구표에도 등장하지 않는 이름뿐인 직함을 사용해 홍보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던 경남의 B 예비후보는 탈당과 복당을 반복하여 무소속으로 두 차례나 출마해 오다 최근 진박(眞朴:진짜 친박)인사의 이름을 내걸고 전략공천 대상으로 스스로를 지목해 지역 내 여론을 술렁이게 했다.
또한 경기도의 C 예비후보도 기존 몸담던 당적을 버리고 현 여당으로 넘어왔고, MB계로 분류됐으나 잠시 박근혜 정부에서 일했던 경력을 내세워 명함과 선거 현수막에서는 진실한 사람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대통령 마케팅’ 현상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선거에서 후보자 본인의 정책비전이 아니라 대통령의 이름값에 기대려 하는 행태는 본인이 가박(假朴:가짜친박)이라는 증거 아니겠느냐”며 “결국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는 자충수”라고 비판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