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검사 재차 선서 거부 “공소 취소 안한다 약속하라”…입원한 검사 불출석하자 동행명령장 발부에 야당 반발

국조특위는 총 7가지 사건을 다룬다.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의혹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금품수수 의혹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부동산 등 통계조작 의혹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을 의도한 허위 보도 의혹 사건 등이다.
이 사건들 피고인은 대부분 범여권 인사들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핵심 측근 그룹, 문재인 정부 핵심 관계자들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윤석열 정부와 결탁한 검찰이 7가지 사건에 대해 조작 기소를 했다고 의심한다.

국조특위 위원인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박 검사와 이화영 전 부지사 측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서민석 변호사 간 육성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이 중 한 통화 녹취에 따르면 박 검사는 “이재명 씨가 완전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 전 부지사)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공익제보자니 이런 것들도 저희가 다 해볼 수 있고,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추가 영장을 안 한다든지 이런 게 다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통화 당사자인 서민석 변호사는 “이 사건은 처음부터 결론이 다 정해져 있었다”면서 “검찰은 그에 맞는 진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화영과 김성태에게 압박과 회유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박상용 검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화영 종범 의율을 제안한 것은 서 변호사”라면서 “(녹취는) 현재 상황에서 어렵다고 하며 일반적인 선처 조건을 설명하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관련기사 같은 대화, 다른 해석…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플리바게닝 의혹’ 후폭풍).
국조특위가 본궤도에 돌입하기 전부터 박상용 검사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조특위가 본격화한 뒤 박 검사는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4월 3일 박 검사는 “특검에 의한 공소취소를 안 한다 약속하면 지금 바로 선서하겠다”고 했다. 박 검사는 국정조사가 위헌이며 위법해 협조할 수 없다는 취지 소명서를 제출하고 퇴장당했다.
박 검사 퇴장을 두고 여야의 충돌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위증죄 처벌이 두려워 선서를 거부했다는 취지로 공세를 펼쳤다. 국민의힘은 관련법에 따라 선서를 거부할 수도 있고 거부 사유도 들어야 하는데, 민주당 소속 특위 위원장이 박 검사를 독단적으로 퇴장시켰다고 반발했다.
4월 14일 국조특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청문회에서도 박상용 검사는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서영교 국조특위 위원장은 선서 거부 사유를 담은 소명서 제출을 지시했다. 박 검사는 “구두로 사유를 소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서 위원장은 “소명 방식은 제가 선택하는 것”이라면서 “소명서도 내지 않고 증인 선서도 하지 않겠다면 나가라”고 퇴장을 명령했다.

“(영화에서) 두목이 조폭한테도 못 시키는 걸 연변 낭인들을 불러다 시킨다. 정당한 공소 취소라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못하느냐. 감옥 갈까봐 못하는 것 아니냐. 특검은 책임을 안지니까 특검 통해서 하는 것 아닌가.”
2차 종합특검을 ‘연변 낭인’에 비유하며 강한 불만을 토로한 박 검사는 “제가 무슨 검사를 더 하겠나, 아니면 정치를 하겠나, 전혀 그럴 마음 없다”면서 “지금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에 대해 권력을 남용하는 것을 허용하면 팽창된 권력은 나중에 국민들과 국회의 권능도 침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영교 국조특위 위원장은 4월 15일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검사가) 국회법 증인 선서를 하고 위증을 하면 법적 조치를 당하게 되니 ‘저 증인 선서 안 할래요’ 이렇게 된 것”이라면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는 검사는 있을 수 없다. ‘위증할 결심’을 한 박상용 검사에게 소명서를 내고 나가있어 달라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다.
박상용 검사에 대한 공세는 국조특위장 밖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2차 종합특검은 4월 6일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개입했다는 정황을 확보했다며 수사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법무부는 박 검사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4월 9일 종합특검은 박상용 검사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대상 범위 안에 있는 7가지 사건 수사 검사들을 향한 맹폭에 나서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실무자를 향한 공세가 해도 너무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4월 15일 통화한 한 검사는 “검찰청 간판을 내리는 상황에서 부관참시를 당한다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앞으로 정치인들은 성역이 될 것이다. 수사했다가 정권이라도 바뀌면 이렇게 보복을 당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앞서 남욱 변호사는 2022년 9월 16일 검찰에서 조사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2박3일 동안 검찰청사 지하 구치감 맨바닥에서 잤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남 씨의 인권이 침해받았다면서 검찰이 압박 수사를 통해 조작했다고 의심했다. 이 검사는 “내가 떳떳함을 밝힐 길은 자살뿐이라며 내가 죽어야 내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소속 국조특위 위원 6명은 4월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사의 인권은 인권도 아니냐”면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증인을 상대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한 민주당 행태를 꼬집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병상에서 회복 중인 검사를 도살장에 끌려오는 소처럼 만들어 정치적 목적과 시나리오를 완성하겠단 비정함은 광기를 연상시킨다”며 “국민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조특위 야당 간사 김형동 의원도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남욱 변호사에게는 인권침해를 주장하면서, 신장 절제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청문회 출석을 압박하는 것은 인권침해가 아니냐”고 되물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장동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가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되고 나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며 “국정조사라는 이름의 국가폭력이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했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과 김영남 전 수원지검 부장검사도 국조특위에서 입을 열었다. 이 전 검찰총장은 4월 16일 국조특위 청문회에 출석해 “저희(검찰)가 국민의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해 검찰이 문을 닫고 해체되고, 폐지돼서 땅속에 파묻히는 지경이 됐다”면서도 “(대장동)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대장동 일당은 형량도 올라가지 않고, 범죄수익도 박탈되지 않는다. 항소심에서 원래 수사했던 검사가 직접 관여 못해서 공소 유지도 어렵게 된다. 이만큼 대장동 일당에게 이익을 주는 게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
대장동 수사 9명에 대한 감찰 지시에 대해서도 이 전 총장은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 전 총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항소 포기 당시 논란이 일자 ‘대장동 수사와 재판은 성공한 수사와 재판’이라고 했다”면서 “그렇게 성공한 수사와 재판이 몇 달 뒤엔 감찰 의뢰를 받아 대장동을 수사한 검사 9명에 대한 감찰을 지시할 만큼 실패한 수사와 재판으로 뒤집혔다”고 했다. 국조특위와 관련해 그는 “헌법과 법률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과 김영남 전 수원지검 부장검사 발언과 관련해 “전직 검찰 고위급 인사들의 ‘약한 반격’이라고 볼 수는 있지만 강력한 항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선 국회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민주당의 강력한 공세가 되레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복습시켜주고 있기 때문에 ‘반격 필요성’ 자체가 떨어졌다는 판단이 내려졌을 수 있다”고 했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정조사 자체에 대한 문제점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검사들이 반격에 나설 수 있는 형국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검찰이 힘이 다 빠졌기 때문에 반격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