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태국 여성 206명을 한국으로 데려와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로 정 아무개 씨(29) 등 5명을 구속하고, 전 아무개 씨(29) 등 5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또 정 씨 조직으로부터 태국인 여성들을 소개받아 성매매업소에 고용한 마사지 업주 이 아무개 씨(42) 등 36명과 성매매에 참여한 태국인 C 씨(23·여) 등 1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태국여성이 마사지 업소에 들어가는 모습. 사진=경기지방경찰청
정 씨는 학교 동창들과 성매매 알선 브로커 조직을 만들어 지난 2014년 6월부터 지난 7월까지 1년 여 간 태국인 206명을 입국시켰다. 이들은 태국 여성들을 서울, 인천, 수원, 안산 소재 36곳의 마사지업소로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성매매 여성을 알선해 11억 원 상당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 조직은 수 년 전 태국 현지에 한류 열풍이 불면서 태국 여성들이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 등을 보기 위해 입국하는 세태를 노려 기업형 브로커 조직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인터넷 메신저 등을 통해 태국 현지 여성과 접촉했다. 태국여성이 입국하면 공항에 나가 합숙소로 데려온 뒤 성매매 단속에 대비한 교육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사지업주 이 씨는 태국여성들을 소개받은 이후 이들에게 마사지시술 및 성매매 방법을 알려줘 성매매를 시켰다. 태국여성 C 씨 등은 1회당 10만 원 상당의 금액을 받아 업주와 절반씩 나눠 가졌다. 이들은 수사기관이 단속할 경우에 대비해 콘돔 등을 숨기는 수법도 숙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마사지업소에서 성매매한 태국여성 중 40여 명은 성전환수술을 받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고용한 마사지업주들도 이들이 트랜스젠더임을 알지 못했는데 한국에서 이들의 여권을 자세히 확인하지 않아 성전환자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악용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트렌스젠더 여권사진. 사진=경기지방경찰청.
경찰은 지난해 일부 경찰서에 성매매 혐의로 단속된 태국 여성들이 취업비자 없이 사증면제로 입국한 사례가 많아 배후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내사하던 중 성매매업소를 돌며 태국여성을 공급하겠다고 홍보하던 브로커 일당을 발견해 정식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최영지 기자 yjcho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