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무등산 꼭대기에서 해 뜨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친구 (김)상훈이(기아)와 함께 올라가겠죠. 그리고 기원하겠죠. 돌봐달라. 잘 좀 하게 도와달라 하면서. 해 뜨는 거 보고 내려와서 미국으로 전화하겠죠. ‘형, 비자가 언제 돼? 빨리 좀 해줘’라고 대니얼에게 투정하겠죠. 그런 다음 광주일고에서 운동하겠죠. 비자 나오면 바로 미국으로 뜨겠죠. 메츠가 아닌 다른 팀으로 갈 수도 있고 5선발, 4선발해서 연봉도 올리려면 뭐 빠지게 열심히 뛰겠죠. 이렇게 얘기하니까 벌써 내년 시즌이 시작된 거 같네.”
서재응의 마음은 이미 미국에 가 있었다. 귀국 후 잠시 혼란스러워진 마음도 한결 정리된 듯했다. 소주를 여덟 병이나 비운 뒤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이번에 한국 와서 소주 처음 마신 거예요. 맛나네. 누나, 기사 좀 잘 써주세요. 사람들 헷갈리지 않게.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자르고 와야죠. 근데 괜찮으세요? 어이쿠, 사진기자 분이 더 취하셨네. 하하.”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