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 엇갈린 화살표 ‘반전 조짐 보인다’
# 많이 오른 금, 더 오를까?
국제적 원유 공급 동결로 유가 하락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한 주유소 모습. 원 안은 금괴 이미지. 임준선 기자
2015년 하반기 금 수요는 전년 동기대비 6% 증가했다. 가격 하락이 저가매수세를 유도했고,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금으로 자산가치를 지키려는 중국인들의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조짐도 달러화 가치하락 기대를 자극, 금 가격을 끌어올렸다. 외환보유고를 다양화하려는 중앙은행들도 금 매입을 늘리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올 들어서도 금값 상승은 계속됐다. 그런데 국제 금값은 설 연휴 전 온스당 1263.48달러를 정점으로 최근 1200달러 아래로 급락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12개월 내 100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에 이어 금시장의 큰 손으로 꼽히는 인도의 구매력이 흉작으로 약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반대로 유럽은행인 ABN암로는 금값이 향후 7% 이상 올라 온스당 13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세계적 불황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쉽지 않고,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금, 은, 백금 등 귀금속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상율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인도의 금 수요가 회복되고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가 지속된다면 금 가격의 추가 상승도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글로벌 변동성 확대의 원인인 국제유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고, 각국 정부들의 정책공조 기대가 강화되고 있어 단기간 급등한 금값이 지금 같은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며 “투기적으로 단기 상승에 베팅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보유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금 합리적인 투자방법은?
현재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다섯 가지다. 우선 실물 금은 시세차익 비과세가 장점이지만, 10%의 부가가치세와 5% 내외의 높은 매매수수료가 부담이다. 세부적으로 금 현물에 투자하는 방법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을 통한 방법이 있다.
은행의 금 뱅킹이나 금 펀드는 거래가 쉽지만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종합과세되는 단점이 있다. 현재 국내에 금 펀드를 내놓은 운용사는 총 7곳이다.
국내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선물에 투자하기 때문에 선물거래에 대한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실제 금 가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ETF는 실물 금에 비해 수수료도 훨씬 저렴하고 양도소득세로 분류과세되기 때문에 세율이 높은 투자자도 부담 없이 매매할 수 있다. 거래대금이나 자산규모 역시 국내 상장 ETF보다 크다. 이밖에 해외 금광업체 ETF를 매수할 수도 있다. 금광업체 주가는 금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 ‘검은 황금’ 원유는 어떨까?
반짝이는 금이 황금이라면 원유는 검은 황금으로 불린다. 특히 금값과 원유 가격은 대표적인 원자재로 높은 상관관계를 형성했다. 20달러까지 떨어질 듯 보이던 국제유가(WTI)가 20~30달러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두 가지다. 먼저 유가하락을 유발했던 공급과잉의 해소 가능성이다. 셰일가스로 공급과잉을 주도했던 미국에서는 원유시추공수가 급감, 2000년 이후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또 미국과 공급경쟁을 벌였던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감산은 아니지만 증산은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현 수준의 생산량이 부담이기는 하지만 일단 방향의 전환이란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각국의 원유저장시설도 이미 가득 찬 상황이다. 수요보다 많이 생산해도 팔 곳이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동결이 향후 감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훨씬 높아졌다.
유가를 좌우하는 국제금융시장 ‘선수들’의 움직임도 달라졌다. 원유시장에 베팅하는 투기적 투자자들의 매도 포지션 비중이 최고수준인 38%까지 급등한 이후 최근 들어 축소되는 추세다. 유가가 더 떨어지는 데 베팅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단 뜻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제유가 흐름에 민감한 국내 가치주(조선, 철강, 건설 등)의 상대적 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 반등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는 대표 업종은 정유와 화학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