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25~26일 이틀간 김포 효원연수원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파업’ 대신 ‘준법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19일 2015년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조합원 1085명과 대한항공 새노동조합(KAPU) 소속 조합원 760명 등 총 조합원 1845명 중 조합원 917명과 새노조 조합원 189명이 찬성표를 던져 총 1106명으로 과반수를 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항공 사측은 이번 쟁의행위가 위법하다며 고소고발과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대응했다.
이에 노조는 이날 정기대의원대회 직후 별도자료를 통해 사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노조는 먼저 “사측이 쟁의행위 찬반절차가 위법하다는 주장과 선전을 담은 문건과 쟁의행위 관련 회사의 법적 조치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가결된 쟁의행위를 불법으로 규정, 노조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노조는 “쟁의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측의 주장은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를 방해해 조합원의 참여율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라며 “노동 관련법에 명시된 ‘노조의 정당한 조합 활동에 사측이 지배·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이자 불법행위”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투표인 명부가 없어 대한항공 새노동조합(KAPU)의 찬성표가 무효표라는 사측의 주장에 대해 “KAPU 조합원인 투표참여자들이 직접 성명과 사번 등을 기재한 후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를 꼼꼼히 거친 후 투표를 진행했다”며 “투표인 명부가 없다는 사측의 주장은 부당한 악선전”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KAPU의 찬성표를 빼면 쟁의행위가 부결됐다는 사측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조합원 1845명의 과반은 923명인데, KPU 조합원 917명이 찬성했다”며 “KAPU 조합원 찬성표 189표 중 일부가 무효표라고 해도 과반 찬성에는 영향을 미칠 여지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조합원들의 비행 안전규정 준수가 회사 주장대로 불법쟁의라고 한다면 대한항공이 그간 조종사들에게 불법을 묵인한 무리한 운항을 강요해 왔다는 반증”이라며 “준법투쟁은 더 이상의 불법을 묵인하지 않고 안전을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지난 23일 사측에 공식적으로 부당노동행위 중지를 요구했지만, 오히려 고소고발과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며 “노조는 회사의 방해에 굴하지 않고 안전기준 준수 준법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종사 노조 측은 “노조는 파업을 원하는 게 아니다. 대화와 안전운항을 바라는 것”이라며 “법적 테두리 내에서 준법투쟁 참여율을 높이고 일반 국민들에게 안전운항의 중요성을 알리는 투쟁 방법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