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최근 전체 성매매 리스트를 접하면서 ‘이거 ‘팩트(Fact)’아냐?’하는 필자의 뇌리를 스쳤다. 리스트를 검토해보니 목사의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팩트일 수 있다는 생각에 본격적인 분석에 들어갔다. 드러난 결과에 아연실색했다. S 목사의 번호만 따로 추리고 보니 33건의 자료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성매매 업자가 기록해 놓은 ID와 전화번호, 차량 번호가 S 목사의 것과 일치했다.
리스트에 등장한 S 목사는 서울 강남을 비롯해 인천, 안양, 수원 일대에서 성매매를 한 것으로 나왔다. 이 중 20건은 서울 강남 일대의 경우 성매매 업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경기 지역 성매매 리스트에서도 S 목사의 전화번호가 10여 차례 나왔다. 서로 다른 업자가 기록한 리스트지만 ID, 전화번호, 차량 번호, 차종까지 모두 같았다.
사진=지난 2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 회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군 동성애·성매매 합법화 반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성준 인턴기자
리스트에 따르면 S 목사는 상습적으로 성매매 업소를 드나들었다. 특히 업소 출입 연도가 기재된 인천·경기지역 자료에는 그가 2012년 4월18일, 5월14일, 6월16일, 6월20일, 7월5일 등 매달 1차례 이상 이용한 것으로 돼있다. “동영상을 찍으려다 걸렸다”, “1차례 20만 원을 2차례 30만 원으로 흥정해서 버렸다(연락을 끊었다)”는 등의 특이 사항도 적혀 있었다.
과연 성매매 목사는 어떤 인물일까. 취재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S 목사가 침례교단으로 분당의 대형교회인 ‘J 교회’에서 오랜 기간 청소년 사역을 담당한 사실이었다. 성매매를 상습적으로 하는 자가 청소년을 인도하는 일을 맡다니! 누가 이를 납득할 수 있단 말인가?
S 목사는 전도사 시절부터 안수 받을 때까지 오랜 기간 J교회에 있었다. 그는 J 교회에서 2011년 말까지 전도사였다고 한다. 그러다 2012년 초부터 목사로 호칭됐다고 하는데, 이즈음 목사 안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S 목사는 J 교회와 동역관계에 있는 용인의 ‘G 교회’로 옮겨 청소년 담당 목사를 맡아온 알려졌다.
당초 성매매 목사에 대한 의구심이 팩트로 굳어지면서 문제의 S 목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휴대전화번호를 바꾸고 잠적한 상태였다. 평일엔 성매매, 주일에는 청소년 사역을 맡아온 목사, 과연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사실을 책임질 것인가? 무엇보다 일차적 책임이 S목사에 있음은 두말 할 나위없다.
누구나 알 듯 세상 법으로 성매매는 범죄다. 그렇기에 S목사는 우선 세상 법의 처벌 대상이다. 다음으로 J교회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두 얼굴의 S 목사로 하여금 ‘전도’라는 신성한 사명을 맡긴데다 목사 안수도 받은 이유에서다. 청소년 사역이란 중한 일도 했으니 J 교회가 ‘S 목사는 우리와 상관없다’고 말할 순 없으리라.
S 목사가 세상 법에 의해 처벌을 받더라도 목사로서 그보다 더 신성한 ‘교회법의 단죄’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냥 쉬쉬한다고 덮어질 사안이 아니다. 동역관계라고 하지만 J 와 G 교회는 ‘모자(母子)’사이나 마찬가지다. 더욱이 같은 교단인 마당에 어찌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하나의 악행이 만(萬)가지 선행을 묻어버린다.’ 그런 만큼 치부는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 수많은 선한 크리스천을 위해서라도 교회나 교단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성매매 목사를 징벌해야 한다. 가뜩이나 교회를 바라보는 세상의 눈이 곱지 않은 마당에 그런 자가 드나드는 교회를 어찌 성전이라 할 수 있으며, 주님의 사명을 어찌 성스럽다 할 수 있겠는가?
고진현 종교문화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