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그아웃서 음주측정 해야 하나?
하지만 혈기왕성한 선수들에게 술한잔은 분명 달콤한 유혹이다. 보통 술자리는 친한 동료 선수끼리 몰래 숙소를 나오는 경우와 절친한 지인들의 초대에 마지못해 응하는 경우가 대부분. 문제는 술을 마시고 난 다음날이다. 술김(?)에 불망망이를 휘두르는 선수가 있는 반면, 취기(?)에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플레이를 펼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에서 최고의 ‘물’을 자랑한다는 J나이트클럽에 핸섬한 두 선수가 룸을 잡았다. A구단 에이스 투수인 B, C선수는 앉은자리에서 양주 4병을 그냥 비웠다.
담당 웨이터에 따르면, 이들은 부킹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술잔만 기울이더라는 것. 다음날 C선수는 편하게(?) 더그아웃에서 시합을 지켜봤지만 선발로 예정되어 있던 B선수는 평소와는 달리 제구력 난조에 시달리며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주변에서는 ‘쟤 왜 저래?’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었다.
반면, 기분 좋은 술자리는 활력소가 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원정경기가 있을 때 절친한 선배를 만나서 한잔하는 D선수는 기복 없는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오히려 술 마신 다음날 안타, 도루, 타점까지 한번에 올리는 경우가 더 많은 게 특징. D선수는 나이트에서도 ‘여자를 돌로 보기, 양주는 한두 잔 정도’라는 철칙을 세워놓고 있는데 이를 잘 아는 D선수의 지인들은 TV중계를 보다 D선수가 잘 하는 걸 보면 ‘혹시 어제도…?’라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나온다고.
김남용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