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호텔신라
서울시는 지난 2일 제4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중구 장충동2가 신라호텔 부지 내에 전통한옥호텔을 건립하는 안건을 ‘수정 가결’됐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신라호텔 안 면세점 건물자리에는 지하 3층~지상 3층 91실 규모의 한옥호텔이 들어선다. 용적률 113%에 건폐율은 기존 27.57%에서 36.16%로 완화됐다. 주차장 부지에는 레스토랑, 판매시설, 지하주차장 등의 부대시설(지하 3층~지상 3층)이 지어진다.
신라호텔의 전통한옥호텔은 이부진 사장이 지난 2011년부터 오랫동안 준비해온 ‘숙원사업’이었다.
호텔신라는 지난 2011년 해당 부지에 비즈니스호텔을 짓는 사업을 구상했지만 자연경관지구에는 호텔을 지을 수 없다는 도시계획조례에 막혀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조례 개정으로 전통한옥호텔에 한해 자연경관지구에도 숙박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정이 완화되면서 전통한옥호텔 건립사업이 재추진됐다.
하지만 주차장 신설계획이 관련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2012년 7월과 2015년 3월 두 차례 계획이 ‘반려’됐다. 2013년 3월에는 한양도성과의 정합성과 공공기여 적정성 검토를 이유로 보류됐고, 지난달에는 “교통계획에 관한 소위원회를 열어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재차 보류됐다.
결국 호텔신라는 시의 제안을 받아들여 건물규모를 기존 지상 4층에서 3층으로, 지하 4층에서 지하 3층으로 2개층 축소했다. 총면적도 2만 6470㎡에서 1만 9494㎡로 26% 축소했고, 객실 수도 207개실에서 91개실로 116개실을 줄이면서 시에 사업 통과를 받아냈다.
호텔신라가 사업을 추진한지 5년 만이자 4차례에 걸친 시의 반려·보류 끝에 내려진 통과 결정이다. 서울에 전통한옥형태의 호텔을 짓는 것은 호텔신라가 처음이다.
사진=장충동 한국전통호텔 조감도. (제공=서울시)
서울시는 두 번의 반려와 두 번의 보류를 통해 계획안의 공공성이 이전보다 강화되면서 도계위 심의를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도계위 위원들의 현장답사 후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한양도성과의 이격거리 △공공기여 △부대시설 비율의 적정성 △건축계획의 적정성 △교통처리계획 등이 개선됐다.
한양도성과의 거리는 기존 9m에서 29.9m로 넓어져 여유 공간을 확보했다. 호텔신라는 사업구역 외에도 장충체육관 인근 노후 건물 밀집지역을 매입해 공원 등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공공기여도 강화됐다. 부지 안 4000㎡와 흥화문 밖 산림청 부지 3169㎡를 합해 총 7169㎡ 규모의 공원을 조성하고 기부채납한다. 도성탐방로 야간 조명과 CCTV 설치, 대형버스 18대 규모의 지하주차장 조성계획 등도 추가했다.
또한 호텔과 부대시설의 외관은 남산자락 등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도록 전통요소를 가미했다. 목구조, 한식기와 지붕 등 전통건축기술이 적용되고 꽃계단, 정자, 석등 같은 전통조경을 반영해 부지 전체에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전통한옥호텔 신축으로 교통량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호텔로 통하는 차량 진·출입구를 기존 2개에서 1개로 줄이고, 이에 따른 차량 동선계획도 보완됐다.
호텔신라의 전통한옥호텔은 이후 중구의 지정·공고와 시 건축위원회의 건축허가 절차를 거치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이제원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서울 최초의 도심형 한국전통호텔이 건립되면 차별화된 관광숙박시설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주변 환경 개선을 통해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