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기자 유병철 벙커샷] 천재소녀 몸값 ‘세일’한 이유

지난달 31일 SK텔레콤오픈(5월4∼7일) 조직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회 10주년을 맞아 ‘1천만달러 소녀’ 위성미(17·미셸 위)를 특별 초청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인 뉴스메이커로 개인 통산 여덟 번째 성대결을 한국에서, 그리고 2003년 CJ나인브릿지클래식(당시 69명 중 최하위)에 이어 두 번째, 프로로서는 처음으로 모국을 방문하는 만큼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워낙 사안이 큰 만큼 조직위원회측은 낮 12시에 열리는 기자회견을 이날 오전에야 기자들에게 통보했다. 미리 정보가 새어 나갈까봐 최대한 신경을 쓴 것이다.

‘천재소녀 5월 성대결 방한’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초청료다. 지난 해 11월 일본프로골프(JGTO) 카시오월드오픈서 성대결을 할 때 위성미는 1백50만달러(추정)를 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무려 15억원선. 지난주 두바이데저트오픈에 출전하면서 받은 타이거 우즈(미국)의 3백만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보통 10만∼20만달러선)보다 10배나 많다.

한국행 돈뭉치는 얼마나 클까. 연합뉴스 등 국내 언론은 정상가(일본행 1백50만달러를 뜻함)의 절반 수준인 ‘70만달러’라고 전했다. ‘모국’인 까닭에 반액 세일했다는 것.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정확한 액수가 아니다.

이참에 프로골프 세계의 초청료 개념에 대해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미PGA나 미LPGA 등 모든 프로투어는 공식적으로 ‘투어멤버의 투어대회 출전에 대한 초청료’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불법이다.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적발되면 징계를 받는다. 하지만 우즈, 소렌스탐과 같은 슈퍼스타의 출전 여부는 대회 흥행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게 현실. 어차피 우즈나 소렌스탐이 모든 대회를 뛸 수 없고 대회를 골라 뛰는 탓에 투어내 이들에 대한 초청료의 존재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대회 주최측이나 선수 모두 입을 다물고, 미PGA나 미LPGA도 묵인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소속 투어가 아닌 다른 투어에 뛰는 것은 상황이 다르다.

그럼 위성미는 어떤가. 위성미는 프로지만 소속 투어가 없다. 퀄리파잉스쿨 등을 통해 특정국가 특정투어의 회원자격을 얻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는 어떤 대회에 나가든 초청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한국방문 초청료는 한국이니까 반값 할인, 그것도 엄청난 액수를 자선기금으로 내놓고 간다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스포츠투데이 골프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