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보이 박지성 이영표 분기마다 ‘로또’ 당첨
▲ 박지성(왼쪽), 이영표 | ||
대표 선수 중에서도 해외에 진출한 몇몇 스타 선수들은 이미 움직이는 벤처 기업이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일부 선수들도 연봉뿐만 아니라 광고와 각종 스폰서 계약으로 ‘떼부자’ 될 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미 맞은 ‘대박’과 앞으로 다가 올 ‘대박’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태극 전사들. 도대체 머리부터 발끝까지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연봉과 광고 모델료 등 태극 전사들의 몸값을 분석해봤다.
우선 팀과 선수 에이전트가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관례 때문에 연봉 및 각종 수당의 정확한 액수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광고나 후원 계약도 마찬가지. 계약서에는 계약 당사자들이 액수를 공개할 경우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선수와 에이전트, 그리고 광고주나 후원 기업 등은 철저하게 계약 내용에 대해 보안을 유지한다.
일단 축구인들, 또한 업계에서 알려진 축구 선수들의 연봉과 광고 모델료 등에 따르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몸값이 단연 으뜸이다. 박지성은 지난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면서 4년간 연봉만 1200만 유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1유로를 1200원으로 보면 약 144억 원이다. 1년에 300만 유로, 약 36억 원을 연봉으로 받는 셈. 주급으로 따지면 7000만 원이다.
프랑스의 최고 유명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한 해 영화와 광고, 방송 출연으로 벌어들이는 액수가 300만 유로라는 점을 감안하면 박지성의 연봉은 범상치 않은 액수다.
연봉 외에 각종 수당 및 보너스도 있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의 평균 출전 수당과 승리 수당이 1만 파운드 정도에 형성되어 있음을 감안할 때 올 시즌 45경기를 출전한(프리미어리그 33경기, UEFA 챔피언스리그, 칼링컵, FA컵 12경기 출장) 박지성은 출전 수당으로 45만 파운드(1파운드 2천 원, 약 9억 원), 승리 수당으로 약 35만 파운드(약 7억 원)를 받았다. 여기에 각종 보너스와 초상권 수입 등을 합치면 연봉 외 부수입은 100만 파운드(약 20억 원) 정도의 추정이 가능하다.
일단 올 시즌에는 56억 원을 벌어 들였다. 박지성이 계약 기간 동안 올해와 같은 성적을 유지한다고 봤을 때 4년간 총 연봉 144억 원에 부수입 88억 원 등 최소 약 230억 원의 수입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맨유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면서 광고 계약 건수도 늘었고 모델료도 100% 이상 수직 상승했다. 현재 박지성과 광고 계약을 맺은 기업은 LG전자, 우리은행, SK텔레콤, 하이트맥주, 후지필름이다.
박지성의 모델료는 1년 기준으로 5억~6억 원 수준. 우리은행과는 계약 기간 6개월에 4억 원의 몸값을 챙겼고 하이트맥주와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간 5억 3000만 원에 광고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지성의 광고 계약은 월드컵 출전 경기 수나 골에 따라 보너스가 지급되는 옵션 계약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하이트맥주와는 프리미어리그와 국가대표 A매치 등에서 골을 기록할 때마다 1000만 원의 인센티브를 받는 별도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올해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골을 득점한 박지성은 일단 1000만 원을 확보한 셈이다.
박지성은 최근 나이키로부터 투혼 팔찌를 받았다. 가격은 1000원 짜리. 그러나 이 팔찌는 1000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박지성은 나이키와 월드컵이 끝나는 시점까지 후원 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
▲ 안정환(왼쪽), 박주영 | ||
이처럼 박지성이 계약을 맺은 광고와 후원 액수를 종합해 보면 대략 40억에서 45억 원 선으로 볼 수 있다. 이로써 박지성은 앞서 언급한 연봉 보너스 광고수입 등을 합쳐 올해만 80억 원+α를 벌어들인 셈이다.
박지성보다는 조금 처지지만 잉글랜드 토드넘에서 활약 중인 이영표도 만만치 않은 ‘재벌’이다. 팀과 4년 계약을 맺은 이영표 역시 정확한 연봉이 공개되지 않았는데 일단 박지성급인 30억~35억 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4년간 약 120억 원의 연봉을 챙기는 셈.
출전 수당, 승리 수당도 박지성의 수준과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영표 역시 1년에 50억 원, 4년에 200억 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표는 3개 기업과 광고 계약을 맺고 있으며 나이키와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외환은행과는 1년에 5억 원 정도며 SK텔레콤과 서울우유도 비슷한 액수인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외환은행으로부터는 무제한 신용카드도 받았으며 나이키에선 박지성에 버금가는 대우를 해주고 있다.
지난 1월 프랑스 메스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뒤스부르크로 이적한 안정환의 연봉은 54만 유로(약 6억 5000만 원). 안정환은 연봉보다는 광고나 후원 계약 액수가 크다. 푸마와는 지난 2003년 10억 원에 4년 후원 계약을 맺었다. 당시 2006년까지 현금 8억 원과 용품 2억 원을 받는 기본 조건에 유럽 진출 시 1억 원, 2006독일월드컵 본선 출전 시 1억 5000만 원을 별도로 받는 옵션도 계약에 추가됐다. 유럽 진출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됐으니 결국 12억 5000만 원을 챙긴 셈.
‘꽃을 든 남자’를 히트시킨 소망화장품과도 지난 2004년부터 내년 7월까지 3년 장기 계약을 맺었다. ‘안정환이 8년째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는 소망화장품 관계자는 모델료에 대해 “5억 원 이상에서 10억 원은 안 되는 금액”이라고 전했다. 안정환은 귀국할 때마다 소망화장품의 남성 기초 제품 및 신제품을 제공받는다고 한다.
안정환은 P&G의 감자칩 ‘프링글스’와도 광고 계약을 한 상태. P&G 관계자는 계약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으나 업계에 따르면 약 3억원 선에서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본다.
GS건설 프로축구단인 서울FC 소속으로 5000만 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 박주영은 지난해 5개의 CF를 찍었다. 구단의 배려로 현재도 GS자회사인 파워콤 및 GS칼텍스의 광고에 출연하고 있다. 청소년 대표팀에서의 맹활약으로 1년 계약 기간에 2억 원 수준이었던 박주영의 몸값은 1년도 안돼 두 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6개월 단발에 4억 원까지 급상승했다는 게 광고 업계의 평가다. 박주영은 지난 2004년 나이키와 7년간 장기 후원 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 금액은 박지성급에 버금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소속팀 전남과 2년간 재계약을 맺은 김영광은 지난해 맥도날드와 홍보 대사 계약을 맺었다. 5월 1년 계약 기간이 끝났지만 계약 기간 중 진행하기로 한 광고나 이벤트 행사가 남아 있는 상태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계약금 액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김영광 선수의 연봉 정도의 액수를 지급했다”고 전했다. 김영광은 지난해 연봉 2억 5천만 원을 받았다.
아드보카트호의 황태자로 이미 푸마의 후원을 받고 있는 신예 백지훈은 이미 업계에서 1억 5000만 원에서 2억 원 정도의 모델료가 책정된 상태며 조만간 광고 계약이 있을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지난 2002년 월드컵 영웅으로 부와 명예를 함께 거머쥔 이천수, 김남일, 송종국, 최진철 등은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아직 잠잠하다. 나이키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는 이천수는 연봉 10억 원(순수 연봉 6억 원에 각종 수당 포함) 외에는 뚜렷한 부수입원이 없는 상태.
이천수와 조재진, 조원희, 최진철의 에이전트인 IFA의 한재원 이사는 “4명 선수들 모두 광고 계약을 맺은 기업은 없으며 특별히 옷이나 액세서리 등도 협찬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이사는 “협찬을 받는 것이라면 개인적으로 아는 지인이 운영하는 강남 헬스클럽에서 소속 대표 선수들이 자유롭게 운동을 할 수 있는 정도”라고 전했다.
5억~6억 원 정도의 연봉을 받는 김남일과 송종국도 연봉 수준에서 아디다스의 후원을 받는 것 말고는 쌈짓돈을 만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 그래도 김남일과 송종국은 아디다스 광고를 찍을 때마다 별도의 모델료를 챙긴다는 후문이다.
나머지 선수들도 연봉과 스포츠 용품 후원사로부터 연봉 수준의 현금과 용품을 지원 받는 수준. 대체로 A매치 출전 및 골 수당을 추가로 적용받고 있으며 일부 선수들은 A매치 경기의 60% 이상을 출전할 경우 보너스가 지급되는 조항을 넣어서 계약서에 사인했다. 혹은 현금 없이 수천만 원 대 용품만을 지급받고 월드컵 출전 시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 정도의 금액을 보너스로 받는 대표 선수들도 있다.
같은 대표 선수라도 선수의 네임 밸류에 따라 이처럼 몸값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주전 여부나 외모, 나이도 몸값에 중요하게 반영되는 대목이다. 일단 대표 선수 중에서도 해외파와 젊은 스타급 신예들이 월드컵 혜택을 입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과연 월드컵이 끝난 후에는 어떠한 선수가 새롭게 대박을 터트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재영 기자 elegan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