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미사모가 분노했다. 국내 주요 언론이 미 언론을 인용해 위성미의 성전(性戰)을 깎아내리는 보도를 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일부 언론과 일부 선수가 안티 발언을 한 것까지는 참을 수 있지만 국내 언론까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주장이다.
꼭 미사모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위성미의 도전을 폄하할 이유는 없다. 따지고 보면 ‘어린 나이에 남자대회에 도전한 것’을 문제 삼은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찌감치 타이거 우즈도 “(미셸 위가)성인 대회보다는 또래 대회(주니어)에 출전해 우승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즈뿐 아니라 많은 골프 전문가가 제법 그럴듯한 어투로 비슷한 말을 했다. 몇 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우즈도 곧 이를 번복했다. 골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위성미가 미LPGA 메이저 대회에서 출전만 하면 5등 안에 이름을 올리고, 우승만 못했을 뿐이지 10대 소녀로는 상상할 수 없는 성적을 올리자 “대단하다”고 말을 바꿨다.
성대결을 자제하라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직 어리니까 혹사하지 말라고? 이게 무슨 말인가. 어리니까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수학 문제 풀고, 교양을 쌓는 등 교육을 충실히 받는 게 중요하다고? 위성미는 전 과목 A학점을 받고 대회 출전 중에도 인터넷으로 수업을 받는가 하면 이동 중에 숙제를 할 정도로 공부를 잘 한다.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휘둘린다고? 그건 위성미가 알 바 아니다. 위성미의 출전으로 대회 흥행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장점이지 단점이 아니다. 골프 대회가 흥행에 성공하면 좋지, 왜 골프 관계자가 그것을 비판하는가.
당장 달성할 수 없으니 나중에 충분히 기량을 쌓은 후에 하라는 것인가? 위성미는 이미 14세 때 불과 1타차로 미PGA 컷 통과를 아쉽게 놓친 바 있다. 기량 부족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61년 만의 성 장벽 허물기가 시간문제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실제로 어니 엘스, 조 오길비 등 많은 미PGA 프로 선수들이 위성미를 극찬하고 있다. 위성미도 사람인 만큼 성적이 안 좋을 때가 있다. 그런데 한 번 성적이 안 좋다고 “이제 그만하라.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라”고 하는 건 무슨 논법인가. 진정 위성미를 위하는 척하면서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 비록 컷 통과는 못했지만 위성미가 출전한 미PGA대회에서 위성미보다 스코어가 나쁜 선수가 즐비하다. 이 정도만으로 16세 소녀에게는 대단한 일이다.
외국 언론(그것도 일부가)이 부정적으로 보도하면 정답인가? 또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국내 언론은 줄지어 따라 보도하는가. 오히려 이럴 때 ‘위성미의 도전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당당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지금 위성미에게 필요한 것은 격려이지 자제권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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