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을 통해서 이승엽 선수가 왜 그렇게 많은 기자들로부터 칭찬을 받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조금만 성적이 떨어지거나 조금만 건방지게 굴면 금세 회초리를 드는 게 이쪽 세계인데 제가 아는 기자들 중에선 이승엽에 대해 ‘비호감’을 가진 기자가 없었습니다. 그의 겸손과 넉넉한 매너가 바로 아버님으로부터 내려왔다는 걸 뵐 때마다 느낄 수 있었어요.
병중에 있는 어머님을 돌보시면서 겉으로 드러내놓지 못한 아픔과 눈물을 삼키시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텐데도 아버님은 늘 웃고 계셨던 것 같아요. 유명한 선수를 둔 아버지란 자리가 항상 행복할 수 없을 텐데도 아버님은 그래도 운동 잘 하는 선수를 아들로 둬서 너무나 기쁘다는 말씀을 곧잘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웃음 속에는 쉽게 눈치 챌 수 없는 외로움이 있었어요. 아마 ‘행복한 외로움’이란 표현이 맞지 않을까 싶네요.
아직도 아들이 걸어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기에 아버님 또한 긴장을 풀지 못하실 것 같아요. 그래도 이젠 보이는 모습이 아닌 보이지 않는 모습에서도 여유와 평안함을 가지셨음 하는 바람입니다.
연재는 끝마치지만 아버님과 맺은 인연은 계속 될 거라고 믿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그리고 일본 잘 다녀오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