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축장 뒤편에 마련된 염소사육장(사진=대구 수성경찰서 제공)
[대구=일요신문] 김태원 기자 = 흑염소를 불법 도축한 뒤 흑염소 전문식당, 건강원 등에 유통시킨 도축업자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8일 대구 수성경찰서는 불법 도축업자 강모(59)씨를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강씨로부터 흑염소를 납품받아 판매한 식당 및 건강원 업주 3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2012년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시가 377만원 상당의 흑염소 15마리를 불법 도살해 인근 식당 등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경북 경산시청에 ‘축산물 판매업’으로 신고했으나 정작 강씨가 운영한 업체 건물에는 판매점 외에도 도축용 작업장 시설을 마련했으며, 건물 뒤편 공터에는 흑염소 사육장을 지어 직접 흑염소를 도축해 왔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보신탕 전문식당이나 건강원으로부터 도축 의뢰를 받으면 흑염소를 도축해 고기나 중탕 엑기스 형태로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와 함께 검거된 업주들은 불법 도축된 염소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강씨로부터 이를 납품받아 판매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흑염소는 소량 유통되기 때문에 까다로운 시설규모를 갖추고 절차에 따라 도축장을 개설하더라도 수지를 맞추기 어려워 불법 도축이 성행하는 것”이라며 “업자와 식당업주 간 은밀한 거래로 이뤄져 현장 확인 외에는 사실상 적발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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