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복사 40*60 장지에 선묘, 채색
[서울=일요신문]주성남 기자= 절정의 순간을 맞은 꽃의 기억이 그녀의 그림 위에서 다시 열리고 다가오는 시간 앞에서 피어날 꽃의 환희를 느끼게 한다.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순간의 모습을 통해 꽃의 낙화와 만개가 한 나무의 일임을 보여준다. 작가의 그림 속에서 보고 싶었던 것을 느끼고 기분 좋아지는 감정을 느낀다. 강렬하고도 아련한 붉은 동백은 신비롭고 우아한 여왕의 풍모를 보여주는 매화는 탄성을 자아낸다.
분홍빛을 가득 담은 복사꽃은 귀엽고도 관능적이다. 마치 신윤복의 미인도를 보는 듯 과거와 현재가 중첩된다. 그녀의 꽃은 흰 달항아리에 안겨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달항아리를 채우고 빛나게 한다. 음과 양의 조화로움은 물론 생명의 탄생과 고귀한 조화를 생각하게 한다.
작가의 그림은 한지위에 선묘와 채색을 거쳐 이루어진다. 무형문화재 한지 장인의 유행영 옹의 작품 위에 아로새겨지는 그녀의 꽃에는 좋은 바람과 햇빛, 흙, 장인의 혼 등을 고이 담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꽃은 빛을 받지 않아도 빛나고 아침 해를 받으면 새로 피어난 듯 영화롭다.
하은영 작가의 꽃은 정물에서 절정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내며 나무와 들꽃의 모습을 오롯이 야생의 들판과 산에서 그리면서 축적한 꽃의 에너지를 모두 모아놓은 것이다. 그래서 그 내면의 강인함의 느낌은 아름다움을 압도한다. 그녀에게 생명을 잉태하고 절정을 뽐내며 다음의 시간과 만남을 약속하는 꽃의 의미는 정물이 아닌 생명의 축적이다.
하은영 작가의 전시회는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미플러스치과 N갤러리에서 열린다.
◇하은영
▲충북대학교교육대학원미술교육전공 ▲개인전(2004, 2006, 2007, 2010, 2011,2014) ▲2006년 제1회 포항포스코불빛 미술대전 우수상 수상 ▲2007년 제2회 포항포스코불빛 미술대전 특별상 수상 ▲2007~2008년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미술학과강사 ▲2009년 서원대학교 예술학부 동양화과 강사 ▲2009년 충북대학교 신축미술관 개관 초대전, 한국현대미술독일전 ▲2011년 월간 에세이 표지 그림 및 작품과 에세이 수록 ▲2015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2015청주국제아트페어 참가 ▲현 채묵회, 충북여성미술작가회, 구남회, 충북판화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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