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와 경쟁서 밀릴 가능성… ‘매각설’ 도는 삼성증권 인수가 마지막 기회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
김남구 한국금융 부회장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함께 증권가의 대표적인 오너경영인이다. 김 부회장은 동권증권으로 한국투자신탁 인수에 성공하며 일약 업계 최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데 성공했지만 최근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
이대로라면 대우증권을 품은 미래에셋이나 NH농협과 KB금융이란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NH투자증권, 현대증권과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돈이 돈을 버는 금융업계에서는 덩치가 클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남았다는 관측이다. 삼성증권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그룹은 사업구조조정 개편이 한창이다. 동시에 끊임없이 나오는 관측이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매각이다. 삼성 측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전자 중심의 사업구조로 가고 있는 그룹의 행보를 볼 때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게 증권가의 분위기다.
여러 가지 조건도 맞아 떨어진다. 삼성증권은 대우증권과 함께 업계를 양분한 회사다. 한국금융이 삼성증권을 품을 수 있다면 미래에셋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모두 자산관리에 강점이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 합병 시너지가 크다는 뜻이다.
인수합병(M&A) 규모도 적정하다.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승리한 KB금융은 약 1조 2500억 원을 인수가로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금융은 근소한 차이로 뒤졌다는 후문이다. 삼성그룹의 삼성증권 지분율은 약 20%다. 현재 시가로는 6000억 원 정도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100% 인정한다고 해도 약 1조 2000억 원이다. 현대증권 인수에 준비한 액수 정도다.
게다가 한국금융은 삼성그룹과 관계가 돈독하다. 한국증권은 삼성카드와 삼성생명 상장 시 주관사를 맡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최대 규모의 삼성그룹주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대우증권이나 현대증권처럼 공적자금 회수나 채권단의 채권 회수를 위해 경쟁입찰을 할 필요성도 적다. 삼성과 한국금융의 뜻만 맞으면 성사될 수 있는 딜이다”라고 분석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