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단 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당의 분열과 갈등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따라서 하루 빨리 이 비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빠른 시간 내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대위 직을 이양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14일 총선 이후 비상최고위를 열고 원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한 바 있다. 당시 원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 원대인 저도 책임지고 마땅히 사퇴하려 했으나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는 전당대회까지 당을 맡아달라는 최고위의 합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에서는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추대를 놓고 일부 의원들이 격렬하게 반대 의사를 밝혀 왔다. 총선 참패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맡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당내 초·재선을 중심으로 원 원내대표의 퇴진을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원 원내대표는 결국 당내 비판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닷새 만에 백기를 들었다. 이로써 예정보다 빠르게 차기 원내대표 선출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당은 5월 원내대표 선출에 이어 6월 조기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14일 최고위는 비대위원장 추천을 위해 회의를 다시 소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여유도 없어 원 원내대표를 추천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 임시직인 비대위원장직을 두고 다시 계파 간 갈등이 빚어지는 모양새가 되고 있으며, 내년엔 총선보다 더 큰 선거가 기다리고 있는데 더 이상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