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범 급증 후폭풍 예고

“10~20명 금배지 반납” 내년 봄 미니총선 전망

[일요신문]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앞선 총선과 비교해 확실히 선거사범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8대 총선의 경우 선거사범으로 792명이 입건됐으며 19대는 1096명, 20대 총선에서는 1451명이 입건됐다. 18대 총선과 비교해 2배가량 선거사범이 증가한 셈이다. 
 

20대 총선에서는 1451명이 선거사범으로 입건됐다. 이종현 기자 [e-mail]

선거 사범이 증가한 이유로는 ‘흑색선전’과 ‘여론조작’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흑색선전의 경우 총 606건으로 18대 총선에 비해 5배가량, 19대 총선에 비해 1.5배가량 증가했다. 여론조작 역시 114건으로 지난 총선에 비해 급증했다. 제3당 출현으로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됐고, 여야 할 것 없이 당내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의 중요성이 강조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총선 당선자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다 지쳐 있는 모습이다. 경선과 총선 과정에서 너무 많은 소모전이 있었다. 몇 명은 축하한다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게다가 고소고발전으로 그 후폭풍도 상당하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건 수사 결과다. 선거사범이 급증한 만큼 ‘당선무효형’으로 얼마나 많은 금배지가 떨어질지 정치권은 긴장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18대 총선의 경우 당선자는 34명이 기소됐으며 이 중 당선무효형은 15명이었다. 19대 총선은 당선자 30명이 기소돼 최종적으로 10명이 당선무효형을 받았다. 20대 총선은 98명의 당선자가 입건돼 현재 1명의 당선자가 기소된 상황이다. 향후 기소가 점점 증가될 것으로 감안하면 20대 총선에서 최소 10명 이상에서 20명에 달하는 당선무효형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제기된다. 

아직 당선무효형이 나올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최소 1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과 발맞춰 법원 역시 빠른 재판 의지를 보이고 있어 당선무효형이 빨리 나올 가능성도 있다. 법원 측은 “총선 사범에 대한 1심과 2심 재판을 각각 2개월 이내에 마치는 것으로 방침을 세웠다”라고 밝혔다. 검찰과 법원의 의지라면 내년 4월에 ‘미니 총선’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정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