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거부 ‘씹히겠네’?
▲ 서재응(왼쪽)과 류제국. | ||
―지난 10년 동안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적이 몇 번 있었니.
▲2005년 시즌 끝나고 한 번이었어. 그때 내 야구 인생의 최대 상한가라고 생각했거든. 모든 게 타이밍인데 그 타이밍을 놓치면 한국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을 거라 판단했지. 결국 기아랑 조건이 안 맞아서 남게 됐는데 지금은 한국행에 대해 마음 접었다.
―자신감, 자만심에 우쭐했던 적은 언제야.
▲1998년 미국 생활의 처음을 메이저리그의 뉴욕 메츠 캠프에서 시작하고 마이너에 떨어졌을 때야. 싱글A였는데 솔직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지. ‘내가 그래도 메이저리그 캠프에 있다 왔는데 너희들이 감히 나랑 같은 물에서 놀려고 그래?’ 하고 거만을 떨었어. 남미 애가 자꾸 건드려서 의자 집어 던지며 대판 싸운 적도 있을 만큼 기고만장했는데 싱글A에서 첫 등판한 후부턴 싹 정리가 되더라. 왜냐고? 내 실력이 드러났거든. 마이너라고 만만하게 봤더니만 이건 완전 메이저급 애들이야. 수준들이.
―(이 질문부턴 옆에 있던 류제국이 자신이 질문을 하겠다며 기자가 갖고 있던 질문지를 낚아챘다) 재응아!(순간 서재응이 자지러졌다) 널 가장 가슴 떨리게 했던 타자가 누구니.
▲셰필드. 근데 왜 네가 나한테 반말로 물어보냐.
―여기 질문지에 쓰여 있어서 그런 거야. 재응아! 메이저와 마이너에 대해 열 글자로 대답해봐.
▲‘일단 돈 차이가 너무 크지’. 하하, 또 하나 더 한다면 ‘하지만 나는 상관 없지요’.
―서재응의 야구는 뭐니.
▲내 야구? 야구지. ㅋㅋ 결혼 전의 내 야구는 꿈을 향하는 것이고, 결혼 후의 야구는 꿈도 있지만 가정을 지킬 수 있는 원천이라는 것. 왜? 돈을 벌게 해주니까.
―올림픽은 왜 못 간다고 하는 거냐? 씹히는 게 두렵지 않니.
▲올해 너무 힘들게 보냈고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해서 내년을 대비하고 싶어. 정말 이번만큼은 내 입장을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오늘 보니까 제국이 너, 나한테 사정없이 들이댄다. 나중에 두고 보자(웃음)!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