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기억 이젠 아물길…’
백차승은 기자들과 그리 편한 관계가 아니다. 그게 선수 탓인지 아니면 기자 탓인지 판단은 나중으로 미루자. 고등학교 시절 국제대회에서 ‘태업’을 이유로 영구제명 되었다는 스토리는 많이 알려졌다. 당시 팔꿈치가 아파서 더 이상 던질 수 없는 상황을 해당 감독과 상벌위원회에선 ‘태업’으로 몰고 갔고 백차승은 해명도 제대로 못하고 영구제명을 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가 영구제명 당하게 된 배경에는 관계자들 얘기만 전해 듣고 쓴 기사가 큰 위력을 발휘했다. 그 일 이후로 백차승은 기자들에게 본의 아닌 피해의식을 느끼게 됐고 미국 진출 후 국적 변경 문제가 불거지면서 또 다시 언론을 피해 숨게 되었다.
여전히 백차승은 몇몇 기자들 외엔 편하게 만나지를 않는다.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항상 거론되는 게 국적 변경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인지 기자 앞에서 고등학교 시절 느꼈던 참담함과 시민권을 취득할 당시의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처지를 꺼내보이기도 했다.
기자가 직접 본 백차승은 플로리다의 김병현과 함께 40인 로스터에 든 자랑스런 한국 출신 선수였다. 인터뷰 다음날 체니스타디움(시애틀 A 타코마 레이너스 홈구장) 마운드에 선 백차승을 보며 가슴 벅찬 설레임을 느낀 건 기자도 그도 한국인 피가 흐르는 한국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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