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3년 계약) 슛 쏠 때마다 ‘아파트 한 채’
▲ 이충희 감독 | ||
프로농구 감독은 돈을 떠나 일단 명예가 대단한 자리다. 올해 대구 오리온스의 감독으로 7년 만에 프로감독으로 복귀한 이충희 감독은 “돈이 없어서 못사는 사람이 아니다. 돈보다는 농구지도자로 자신만의 프로팀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프로지도자들은 대부분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벌어놓은 돈이 제법 된다. 한 현직 감독은 “프로팀 감독을 맡고 있으면 사회적으로 판사나 검사, 그리고 유력 정치인을 만나도 전혀 꿀리지 않는다. 특히 지역연고제가 있어 해당 지역에서는 유지급 대우를 받는다”라고 말했다. 즉 40~50대 농구인에게 프로팀 감독 타이틀은 누구나 인정하고, 또 동료 농구인들이 부러워하는 사회적 지위를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금전적 보상도 무시할 수 없다. 전직 프로감독인 A 씨는 “벌써 감독의 연봉이 3억 원이 넘었다. 1년으로 나누면 거의 하루 100만 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아마추어 때와는 달리 프로감독은 돈 쓸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일단 3년짜리 계약을 한 번 하면 수도권에 괜찮은 아파트 하나 장만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명예는 물론이고, 경제적으로 큰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다. 또 경제적 이득 외에 1년마다 자기 학교 선수를 뽑아달라는 대학팀들의 부탁, 그리고 용병 선발 및 국내선수 기용과 훈련스케줄 관리 등에 있어서 절대적인 권한이 있기에 감독직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B 구단의 직원은 “옆에서 지켜봐 잘 알고 있다. 성적만 좋으면 프로농구팀 감독은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이라고까지 치켜세웠다.
▲ 신선우 감독 | ||
구체적으로 프로농구 감독의 수입명세서를 해부하면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연봉에 판공비와 차량유지비(휴대폰 비용 등 각종 잡비 포함)가 기본 옵션으로 추가되고, 끝으로 보너스까지 받을 수 있다. 연봉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판공비와 보너스 등이 구단 별로 큰 차이가 있어 피부로 느끼는 처우 수준을 결정하는 주요변수가 되기도 한다.
먼저 연봉은 2007년 9월 현재 삼성의 안준호 감독을 제외한 9개 구단이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2006~ 2007시즌 후 서울 SK로 옮긴 김진 감독과 우승팀 사령탑인 유재학 감독이 3억 3000만 원으로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이충희 감독과 신선우 LG감독이 3억 원을 받고 있다. 최연소인 유도훈 감독(41)이 2억 3000만 원으로 가장 적고, 대부분 2억 원대 후반의 연봉을 받고 있다. 2003년까지만 해도 2억 원이 평균치였으나 2004년 유재학 감독이 모비스로 이적하면서 2억 3000만 원을 받은 것을 기점으로 해 최근 3년 동안 30%가 넘는 높은 인상률을 기록하고 있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와 비교할 때 계약금이 없는 단점이 있지만 일단 연봉만으로는 국내 어느 스포츠에 견줘도 뒤지지 않을 정도가 됐다.
▲ 허재 감독 | ||
판공비는 구단마다 크게 차이가 난다. 평균 200만 원 정도인데 일부 구단은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법인카드를 준다. 어쨌든 프로감독들이 연봉을 축내지 않고도 자기생활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는 수준이다.
보너스는 구단마다 비공개가 원칙이다. 선수들의 경우 연승 및 플레이오프 수당 등으로 한국농구연맹(KBL)이 엄격히 규제하고 있지만 지도자는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우승을 한 팀의 코치는 “내가 (보너스로)7000만 원을 받았으니 감독은 얼마를 받았겠는가?”라고 말한 바 있다. 성적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보너스도 무시하지 못할 액수다. 보너스 외에 계열사의 주요임원 등이 경기장을 찾거나 회식자리에서 격려금을 건네기도 한다. 좀 특이한 경우지만 허재 KCC 감독은 모기업의 광고에 출연해 모델료까지 받고 있다.
유병철 스포츠 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