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후요그룹 회장딸 아니었다?
▲ 연합뉴스 | ||
그러나 최희섭의 약혼과 파혼에 이른 과정을 지켜본 최희섭의 지인들과 야구 관계자들은 최희섭의 파혼에 대해 몇 가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9월 초 미국 출장을 떠나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돌았던 기자는 이상한 소문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으로 복귀한 최희섭이 12월 결혼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최희섭이 국내 복귀하기 전까지 머물렀던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에서 생활할 당시 약혼녀 야스다 아야 씨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사실. 심지어 한 지인은 “최희섭이 약혼녀와 통화하는 것도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또 다른 지인은 “두 사람의 결혼은 일찌감치 물 건너갔다”라면서 신빙성 있는 증거들을 나열했었다. 몇 가지 이유들 중 충격적인 것은 야스다 아야 씨가 알려진 것과 달리 일본 재계 10위 권인 후요그룹 회장의 딸이 아니라는 부분.
최근까지도 후요그룹은 후지은행, 쇼와해운 등을 중심 회사로 두고 있는 일본 6대 기업 집단 중 하나로 알려져 있었다. 야스다 아야 씨가 그룹 회장의 딸이라는 보도가 나가면서 당시 약혼식 때는 두 사람의 결혼식 때 고이즈미 일본 전 총리를 초청할 것이라도 기사도 덧붙여져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은 사실이 아닐수도 있다는 강력한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대그룹 외동 상속녀로 알려진 야스다 아야 씨가 메이저리그 출신 한국 선수랑 약혼했다는 내용은 일본 언론에 전혀 소개되지 않았다. 오히려 올시즌 스프링캠프 때 메이저리그를 취재하는 일본 기자들에게 한국 기자들이 “후요 그룹 회장 딸과 최희섭 선수와의 약혼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면서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한 언론에서는 최희섭이 후요 그룹 회장 딸과 약혼할 거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본 후요 그룹 관계자와 계열사 취재를 통해 ‘야스다 아야 씨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야스다 아야 씨는 재벌 그룹 상속녀가 아니다’란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내가 알기론 아야 씨가 지난 약혼식 때 자신의 신분에 대해 정확히 밝히려고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무산됐다고 들었다”면서 “후요 그룹이 워낙 많은 계열사를 두고 있고 우리나라와는 다른 상속 문화로 인해 언론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부풀려진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요신문>에서도 일본 후요그룹 계열사에 다방면으로 문의를 했지만 야스다 아야 씨가 후요 그룹 회장의 딸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고 일본 유력 신문사 경제팀으로부턴 ‘현재 일본에는 재벌이나 그룹등이 존재하지 않으며 후요그룹이란 이름도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란 얘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즉 그 지인은 최희섭과 야스다 씨의 파혼의 원인을 의사 소통의 어려움으로 봤다. 다른 사람을 통해선 두 사람의 결별이 성격 차이라고 들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것.
또 다른 지인은 야스다 씨는 몰라도 최희섭은 오래 전부터 결별 수순을 밟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주위에서 약혼자의 안부를 물을 때는 으레 ‘잘 지내고 있다’라고 말하면서도 가까운 동생이 “형, 약혼한 거 맞아?”라고 물어 볼 정도로 약혼자와 전화 통화는 물론 만남조차 자주 갖지 못했다는 것. 최희섭으로선 약혼식 이후에 서로 다른 환경과 문화적인 차이, 그리고 소통의 어려움, 가치관의 변화 등으로 인해 결혼식 진행 유무의 갈등을 겪었고 결국엔 고민 끝에 파혼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야스다 아야 씨의 방한 때 독점 취재를 했던 한 기자는 “야스다 씨와 결혼에 대해 얘기하면 얘기할수록 수상쩍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최희섭의 퇴소일을 제대로 모르고 귀국했다는 것도 그렇고 이미 퇴소한 최희섭을 언제 만날 지의 여부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하는 야스다 씨의 반응에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는 것.
“야스다 씨가 방한할 당시만 해도 파혼 여부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혼식 일정을 묻는 질문에는 애매한 대답으로 일관했다. 단박에 두 사람 사이가 좋지 않음을 눈치챌 수 있었는데 그래도 야스다 씨는 최희섭을 만나 좋은 결론을 짓고 싶어했다. 파혼까지는 전혀 생각 못한 눈치였다.”
그 기자는 파혼이 발표된 이후 야스다 씨와 다시 접촉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어렵게 통화가 되긴 했는데 야스다 씨가 울고 있었다. 울면서 말하길 자기와 관련된 얘기를 기사화시키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었다. 너무 힘들고 무섭다고 말하더라. 잠시 얼굴이라도 보자고 했지만 울면서 그냥 전화를 끊었다.”
최희섭은 복잡한 마음을 추스르고 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12월 초 미국 포틀랜드로 출국해 개인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