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가 일본에 조공 바쳐...고대부터 일본이 한반도 점령” 막무가내식 역사왜곡 도 지나쳐
서보경 교수, “신라가 일본에 조공 바쳐...고대부터 일본이 한반도 점령” 막무가내식 역사왜곡 도 지나쳐
[일요신문] 일본 위안부 합의에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일본 중학교 검정 역사교과서에 “고대일본이 한반도를 점령”했으며, “신라가 일본에 조공을 받쳤다”는 등 왜곡된 내용이 상당수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월에 정부가 역사교과서 문제로 일본 정부에 항의차 스즈키 히데오 주일총괄공사를 초치한지 불과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이라 양국 간의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9일 동북아역사재단에 따르면, 서보경 고려대 동아시아문화교류연구소 연구교수는 2015년 검정 통과한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 8종의 고대 한일관계와 관련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의 내용이 왜곡되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동북아역사재단이 발행하는 학술지 ‘동북아역사논총’ 최신호에 실렸다
실제로 일부 교과서에서 “신라가 일본에 ‘임나’(那·일본이 가야지역을 이르는 말)의 산물을 보냈다”, “임나가 멸망하자 신라는 이 문제에 일본이 개입하는 것을 피하고자 일본에 임나의 산물을 보내 우호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내용이 발견됐다.
이는 한일 양국 학계에서 이미 폐기된 학설로 여겨지는 ‘임나일본부설’(‘일본이 고대 한반도 가야지역에 임나일본부라는 기관을 두고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설)을 다시금 끄집어낸 것이기도 하다.
서 교수는 “‘신라가 일본에 임나의 산물을 보냈다’는 것은 ‘신라가 임나의 산물을 일본에 공납했다’는 의미로 가야에 대한 왜 왕권의 지배 논리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고대 일본이 한반도 제국을 정복했다고 하는 것은 기존의 연구사를 무시한 서술로 한일 고대상을 대체할 만한 논리 체계가 재구축되기 전에는 일본 교과서의 역사 왜곡은 수정이 불가피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3월 일본 정부가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포함해 왜곡된 역사관을 담은 고등학교 교과서를 또다시 검정 통과시키자 스즈키 히데오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하고 이례적으로 외교부대변인 성명을 내고 즉각 반발했다.
하지만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의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한국정부의 대일 역사외교가 또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