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체포 시한이 끝나는 오늘(11일) 저녁 이전 최 아무개 변호사(여‧46)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복수의 법조 관계자에 따르면 최 변호사의 구속영장에는 기존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탈세 혐의도 적용된다.
앞서 지난 9일 발부된 최 변호사의 체포영장을 보면, 수감 중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와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대표(40)로부터 보석, 집행유예 등의 명목으로 총 100억 원 가량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만 적용됐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대표의 사건을 맡아 거액의 수임료를 받은 뒤 선임계를 내지 않고 일명 ‘전화 변론’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그동안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과 자료 등에서도 추가 탈세 정황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법조관계자는 “검찰이 정관계 로비 의혹 진술과 정황을 파악했지만, 이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처벌이 어렵다는 판단에 ‘상대적으로’ 확실하고 입증이 수월한 탈세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라며 “이후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 관계자는 “최근 내외부적으로 이목이 집중 된 사건인데다, 특검까지 거론되고 있다. 검찰의 부실수사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최 변호사의 ‘바닥’까지 뒤지겠다는 뜻”이라며 “이미 국세청 등 관련 기관과 협조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임료를 받고 소득 신고를 누락한 정황 등에 대해서 확인 중이다. 구속영장에는 확인된 모든 혐의가 포함될 것”이라며 “자세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소환 조사를 앞둔 검사장 출신 홍 아무개 변호사(57)에게도 탈세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홍 변호사는 과거 정 대표 해외 원정 도박사건을 무혐의로 이끌어 내 전관로비 의혹을 받고 있지만, 역시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앞서 검찰은 최 변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일주일이 지난 10일에 홍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일각에선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될 정도의 혐의를 특정하지 못해 영장 청구가 기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검찰이 추가 조사를 통해 홍 변호사의 탈세 등 혐의를 어느 정도 확인했고, 압수수색영장을 재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의 법조 관계자는 “단순 세금 미신고의 경우 추징은 해도 형사 처벌 대상은 아니다”라며 “탈세에 대한 국세청 고발도 필요하고, 최 변호사와 홍 변호사가 사기나 로비 명목 등으로 세금을 탈루했다는 것도 검찰이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