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할 때 다리가 후들후들”
무제한 승부를 직접 겪어야하는 선수들 입장에선 당연히 불만 섞인 의견이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처럼 푹푹 찌는 무더위에 연장 15회 혹은 자정을 넘긴 승부를 치르다보면 기진맥진하게 마련이다. 7월 6일 15회까지 진행된 삼성-KIA전에서 삼성 톱타자 박한이는 이날 타석에 7차례나 들어섰다. 더 웃긴 건 7회에 교체 투입된 외야수 김창희다. 김창희는 교체 투입됐는데도 타석에 5차례나 섰다. 박한이는 “경기 끝나고 집에 돌아갔는데 너무 피곤해서 맥주나 한잔 하고 자야지 하고 생각했다가 그냥 뻗어버렸다“고 말했다. 삼성과 히어로즈 선수 중 일부는 “나중에는 수비하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각 팀 선수들의 의견도 찬반양론으로 갈렸다. 삼성 진갑용, 롯데 손민한 등은 끝장 승부를 계속해야한다는 입장이었고, SK 조웅천이나 한화 이범호 등은 반대의 의견을 밝혔다.
팬들의 반응은 어떨까. 무박2일 경기를 중계한 MBC-ESPN은 그날 평균적으로 시청률이 2%가 넘게 나왔다고 한다. 이는 평소의 4배가 넘는 시청률 수치였다. 팬들은 “승부는 내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아직까지는 ‘지독한 끝장 승부’에 걸려 그 후 며칠간 팀 전력이 망가지거나 하는 극단적인 사례는 등장하지 않았다. 각 팀들은 올해 어떻게든 이 같은 상황만은 피하고 싶은 마음이다.
김남형 스포츠조선 야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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