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군단’에 필요한 건 조직력?
전체적인 의견은 부정 쪽에 가까웠다. 4명 중 3명(김태일 해설위원 포함)이 KCC가 올해 우승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유택 코치는 가장 혹독한 평가를 내놓았다. “솔직히 KCC의 현재 모습은 기대 이하다. 일단 첫 번째 구멍은 가드진이고, 용병도 별로다. 브라이언 하퍼는 좀 낫지만 마이카 브랜드는 교체를 고민해봐야 할 정도다. 전술적으로도 공격은 기본은 하지만 특히 수비가 약하다.”
김 코치는 KCC가 4강 언저리의 성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구중계 경험이 가장 오래된 이명진 해설위원도 비슷했다. 이 위원은 “농구에서 큰 것만 좋은 것이 아니다. 조화를 이뤄야 한다. KCC가 6강 플레이오프는 큰 문제없이 가겠지만 우승을 내다보기에는 취약한 가드진, 조직력 부재 등 약점이 많다. 챔피언에 등극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위원은 하승진의 체력문제 및 부상가능성을 강하게 지적했다. “직접 가르친 코치들의 말을 들어보니 하승진은 풀타임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한다. 적절한 선수교체로 팀에 공헌을 할 수 있게끔 활용도를 극대화 해야한다. 또 세계적으로 큰 신장이지만 그만큼 장기레이스에서 부상의 위험성도 크다. 부상으로 결장할 경우 KCC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된다. 갑자기 스피드 위주의 팀으로 변모할 수는 없지 않은가? 불안 요소가 많다.”
▲ 허재 감독(왼쪽), 서장훈. | ||
반면 박수교 해설위원은 KCC에 대해 극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높이의 위력에 조직력이 좋아지고 있고, 허재 감독의 지도력에 대해서도 후한 평가를 내렸다. “허 감독이 처음 두 경기에서는 좋은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금세 문제점을 판단하고 세 번째 KTF전부터는 조직력을 크게 보완했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아주 좋아졌다. 가면갈수록 경기내용이 좋아질 것. KCC 조직력이 좋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해볼 만한 승부가 될 것이다.”
KCC가 팀 평균신장이 194.3㎝로 10개 구단 중 압도적으로 1위이고, 정훈(197cm)이 투입될 경우 2m가 넘는 두 용병(마이카 브랜드·207cm-브라이언 하퍼·203.4cm)에 서장훈(207cm), 하승진 등 주전 5명의 평균 신장이 2m를 훨씬 넘는다. 이는 신장만 따진다면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는 높이다. 하지만 가드진, 용병, 조직력 등 크게 3가지 문제가 있다. 앞선 두 가지는 긴급처방이 힘들다. 샐러리캡과 타팀들의 견제로 인해 가드진 보강을 이룰 트레이드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용병도 드래프트제를 거친 까닭에 교체할 가능성이 떨어진다. 결국 허재 감독과 선수들의 조직력이 성패의 관건인 것이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