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윤은 이어 야마다 기미오 9단, 박문요 5단, 하네 나오키 9단, 취우쥔 8단 등을 차례로 격파하며 5연승으로 내달았다. 역전주자로서 임무 이상의 임무 수행을 했다.
<1도>는 퉈쟈시 3단과의 바둑인데 중반의 승부처를 맞은 장면. 강동윤이 흑이다. 백1은 재미있는 모양의 ‘차렷!’이다. 흑을 차단하는 것과 A로 씌워 이쪽 흑 두 점 잡는 것을 맞보기로 하겠다는 것. 흑2, 당연하다. 이쪽이 요석이다.
다음 백3 젖힐 때 흑4로 끼운 것이 승부의 흐름을 흑 쪽으로 끌고간 멋진 맥점이었다.
<2도> 실전진행. 백은 1, 3을 둔 뒤 5로 우변의 흑돌을 잡고, 흑은 2, 4에 이어 6으로 중앙 백을 잡아 일대 바꿔치기가 일어났는데, 물론 흑의 성공이다. 만약 백1로….
<3도>라는 1쪽을 끊는 것은 없다. 흑2-4로 백이 망하는 모습이다. 백1로 A에서 끊는 것도 흑1, 백B에서, 흑C로 넘어가니 대동소이.
<4도>는 야마다 9단과의 바둑. 여기서도 강동윤이 흑. 현재 흑이 좌변과 중앙이 확실히 살아있지 못해 좀 불리한 형세인데, 그게 역전되는 장면이다.
백1은 일견 좌변 흑의 엷음을 추궁하는 날카로운 끼움. 다음 흑A면 백B로 차단할 것이니까. 그러나 이게 성급했다. 흑2, 이 젖힘이 순간의 허점을 놓치지 않은 역전타였다. 백1로는 일단 2쪽을 보강한 후 1을 노려야 했던 것.
<5도>는 실전진행. 백1에는 흑2로 비켜나오는 수가 있다. 백3으로 따낼 수밖에 없을 때 흑4로, 거꾸로 뚫어 버리니 흑은 좌변과 중앙 대마가 모두 살았다. 이래서 역전이었다.
흑2 때 달리 둔다면….
<6도> 백1로 이으면 흑2, 4의 강수가 작렬한다. 다음 백A로 끊어 패. 흑은 우상변 백 대마에 팻감 공장을 갖고 있다. 또 <5도> 흑4 다음 가령….
<7도> 백1 같은 수는 안 된다. 흑2로 차단한 뒤 4, 6 연단수로 백은 자멸이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