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곡성군청 소속 양 아무개 씨(39)는 야근을 마치고 광주 북구 오치동의 자택에 귀가하던 중이었다. 때 마침 집 앞에는 양 씨의 아내(36)와 아들(6)이 그를 마중나왔다. 아내는 임신 8개월의 만삭이었다.
그런데 날벼락이 떨어졌다. 아파트 20층에서 소주병이 떨어졌고 그 파편이 양씨의 다리를 덮쳤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곧이어 뭔가가 다시 양씨를 덮쳤다. 공무원시험을 앞둔 대학생 유 아무개 씨(25)였다. 두 사람은 충돌했고, 투신한 유씨 뿐 아니라 가족을 앞에 둔 양씨도 목숨을 잃었다. 이 모습을 만삭의 아내와 아이가 지켜봤다. 둘째의 출산을 앞둔 아내나 아비를 기다리던 아들이나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양씨는 홍보업무를 담당했다. 최근 영화 ‘곡성’의 흥행과 ‘장미축제’ 등의 호기를 맞아 자신의 자리에서 야근을 마다하지 않았다. 공직생활 8년째인 양씨는 연금 대상자가 아니다. 막막한 가족을 위해 곡선군청은 그의 순직 처리를 위해 돕는다는 방침이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