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서 시 전역 확대…60만 이상 도시 중 세계 최초
전주시 ‘슬로시티’ 지정이 한옥마을(위)에서 시 전역(아래)으로 확대 재지정됐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지난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5년마다 이뤄지는 슬로시티 재인증 평가에서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최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구 60만이 넘는 도시가 인증된 것은 세계에서 전주시가 처음이다.
연간 1000만 명 관광객 유치를 눈앞에 둔 전주시로선 국제적인 위상 강화와 함께 대한민국 문화특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전주시 전역에 대한 국제슬로시티 재인증은 앞선 5년간 전주가 전통과 자연, 문화를 잘 보존하며 지속가능한 도시로 바르게 성장해왔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이번 인증은 지난 5년간 전주한옥마을에 한해 이뤄졌던 인증이 전주시 전체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전주시가 재인증의 문턱을 넘어선 것은 2010년 11월 전주한옥마을에 한해 슬로시티로 지정된 이후 전주시와 시민, 사회단체 등 민관 협력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는 대표적 전통문화 시설인 전주한옥마을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국제슬로시티의 가치와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최초로 ‘전주한옥마을사업소’를 한옥마을구내로 전진 배치해 사람중심의 보행권 확보와 교통 환경, 노점, 숙박체험 등의 문제점을 차근차근 개선했다.
한국 속 전주이야기와 인문학 전주, 주말 야간 상설공연, 경기전 콘텐츠 강화 등의 시책을 국제슬로시티의 규정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함으로써 느림과 친환경, 문화예술, 생태를 표방한 전주한옥마을 만들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통해 국제슬로시티 지정 초기 350만 명에 불과했던 전주한옥마을의 관광객이 지난 한 해 965만 명으로 3배가량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시는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전주시 전역에 걸쳐 사람과 생태, 문화가 생동하는 도시로 육성시킨다면 단순한 방문이 아닌 체류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슬로시티라는 명패는 받기보다 이를 유지하기가 더 힘들다.” 재인증을 받은 시점에서 전주시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음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옥마을이 슬로시티로 지정됐던 지난 5년이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관광명소화와 관광브랜드를 구축한 시기였다면, 슬로시티 2기는 지속가능한 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제시한 세부정책을 성실하게 실천해 나가야 한다.
시는 오는 8월 말까지 2기 슬로시티 실행계획안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다. 1기의 성공을 바탕으로 2기 시대에는 사람과 사람, 거리와 거리, 공간과 문화, 관광이 어우러진 ‘슬로 생활문화도시’ 구축이 필요하다.
느림과 자유, 기쁨, 공유, 참여, 화합 커뮤니티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전주를 만들고 도시 매력을 창출해 전주를 한국전통문화의 수도로, 전주의 브랜드를 세계화해야 할 책무도 놓여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슬로시티 재인증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도시 전주의 국제적 위상 확립과 전주시의 도시브랜드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방향 마련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면서 “이제는 ‘좋은 도시’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위대한 도시’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