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호텔롯데 미국 소송전 새 뇌관 부상
사진출처=롯데뉴욕팰리스 홈페이지
파키스탄 부동산개발업자 소유인 세데스코의 자회사인 A 유한회사는 지난 2월 26일 롯데뉴욕팰리스호텔이 자신 소유의 땅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롯데호텔과 토지 소유주 뉴욕카톨릭사제단을 상대로 150만 달러(17억여 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A 사는 소장에서 롯데호텔의 동쪽 경계는 자신 부동산의 서쪽 경계이며, 롯데호텔의 북쪽 경계는 A 사의 남쪽 경계와 맞물려 있다고 주장했다. A 사는 2011년 11월 이 부지에 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건축회사와 계약을 맺고 기초공사를 위한 측량 도중 2013년 3월 롯데호텔의 콘크리트기초가 자신의 부지 2피트를 침범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A 사는 당시 뉴욕팰리스호텔 건물소유주인 노스워드 측에 정상적인 임대계약을 요청했지만 무시당하자 이에 따른 피해 배상을 요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현 소유주인 호텔롯데와 토지소유주가 연대해 배상하라는 주장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전 소유주 노스워드가 침범한 사실은 맞다”면서 “더 자세한 사실 유무는 조사 중인 만큼 조사결과에 기반하여 전 소유주와 피해자 간에 원만한 합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롯데는 현 소유주일 뿐 전 소유주가 해결해야 할 상황으로 매매과정에서 크게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 소유주가 판단한 것이 아닐지 추측하고 있다”며 “다만, 이 소송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 매매 당시 저희에게 이 같은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점을 들어 전 소유주인 노스워드가 전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매매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채 현재 소유주라서 소송에 이름이 언급된 것일 뿐이라며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롯데의 주장처럼 당시 전 소유주가 이 같은 세부 사항들을 매입자인 호텔롯데에 설명하지 않았다면 계약위반이 될 여지가 크다. 반면, 이의제기 기간이 지났다면 롯데 역시 전 소유주 측에 이를 항변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배상 책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는 지난해 10월 호텔을 매입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뉴욕시 재무국과 세무국을 상대로 재산세 감면 조정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재산세 감면 조정 요청은 뉴욕시에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세금 절감을 위해 하는 통상적인 과정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당초 뉴욕시 재무국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적용되는 롯데호텔의 재산세 부과기준인 평가가격을 1억 4500여만 달러로 공시했지만, 롯데는 절반에 못 미치는 7200여만 달러가 적정가격이라고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롯데호텔이 뉴욕팰리스호텔을 인수하면서 얻은 홍보 효과는 돈으로 평가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따라서 롯데호텔이 휘말린 미국 소송은 단순히 보상액의 크기가 아닌 그룹 전반의 이미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롯데뉴욕팰리스호텔’ 호텔롯데 대외 홍보 효자노릇 ‘톡톡’ 호텔롯데는 지난해 8월 뉴욕의 역사적 랜드마크인 ‘더뉴욕팰리스호텔’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호텔 최초의 뉴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셈이다. 당초 호텔롯데는 미국 뉴욕의 고급 호텔 인수에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뉴욕을 대표하는 호텔 가운데 플라자호텔은 인도 자본에,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은 중국 자본에 이미 넘어간 상황이었다. 결국 미국 사모펀드인 노스우드가 보유하고 있던 팰리스호텔이 롯데가 인수할 만한 유일한 호텔이란 결론을 내리고 속전속결로 인수에 나서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매매 가격이 8억 500만 달러(약 9000억 원)에 달하는 ‘메가딜’로 뉴욕팰리스호텔은 지난해 8월 말 ‘롯데뉴욕팰리스호텔’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당초 뉴욕팰리스호텔은 중국자본이 호시탐탐 인수를 노리기도 했다. 미국 최고의 호텔로 손꼽히는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이 중국자본에 넘어가자, 오바마 대통령이 발끈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일화다. 미국은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에 유엔총회 등이 있을 때마다 미국 유엔대표단의 본부역할을 하는 등 사실상 미국의 컨트롤타워로 이용했었다. 오바마 대통령도 뉴욕을 방문하면 이곳에만 투숙하기도 했다. 한편 롯데호텔 입장에서는 사실상 대박이 터지는 사건이었다. 인수도 하기 전에 해외 주요언론에 호텔롯데를 알렸기 때문이다. 앞으로 주요 뉴스의 초점이 되는 건 일종의 ‘덤’이다 이를 두고 롯데가 돈으로 평가할 수 없을 정도의 홍보효과를 올려 인수대금을 다 뽑고도 남았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