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갖고 사는 이방인”
“이치로가 이기적이라거나 개인주의자라고 하는데 그의 야구 스타일 자체가 개인주의적이다. 즉 이치로는 자기가 잘해야 팀이 잘 된다고 생각한다. 자기 성적이 엉망인데 어떻게 팀 플레이를 할 수 있느냐 하는 주의다. 미국 선수들은 이런 이치로의 생각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편이었고 같은 동양인인 나로선 그의 스타일이 어느 부분에선 이해가 되기도 했었다.”
즉 시애틀 구단에선 이제 베테랑 대열에 합류한 이치로가 개인 플레이만 위주로 하기보단 더그아웃에서 파이팅도 해주고 선수들과 동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지만 이치로는 철저히 자기 중심적인 스타일로 생활한다는 것.
인터뷰 때마다 통역을 대동하는 이치로. 그러나 백차승은 통역 없이 인터뷰에 나서곤 했었다. 그런 백차승에게 이치로가 “넌 왜 통역을 쓰지 않느냐?”고 물었다는 것. 그때 백차승은 “내가 한국인이라 영어가 짧을 거라곤 미국 기자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영어가 서툴러도 충분히 이해해 줄 거라 믿기 때문에 통역을 쓰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치로는 “난 사람들 앞에서 실수하는 게 싫다. 항상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 그래서 통역을 쓴다”라는 설명이 되돌아왔다.
“한번은 원정 가려고 비행기를 타는데 이치로가 과자를 주더라. 보니까 유명한 한국 과자였다. 어디서 났느냐고 했더니 누구한테 받았다고 했다. 개인주의 생활을 추구하는 이치로였지만 그도 사람이고 외로움을 갖고 있는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영미 기자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