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방미통위 제재 착수, 미국 집단조정 협상 변수로…업계 “대형 게임사 참여 땐 수수료 체계 재편 계기”
#게임업계, 수수료 환급 여부에 촉각

공정위에 따르면 구글은 22개 국내외 대형 게임회사와 ‘GVP 계약(구글 벨로시티 프로그램·프로젝트 허브)’을 맺고 게임사가 출시 시기나 품질 등을 다른 앱마켓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유리하거나 최소한 동등하게 적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대신 구글은 게임사들에 클라우드, 유튜브 등 구글 플랫폼 서비스 비용을 지원해줬다. 공정위는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을 92억 1777만 달러(약 14조 1600억 원)로 추산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 인정되면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 이론상 최대 약 8496억 원의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게임업계 시선은 수수료 환급 여부에 쏠리고 있다. 국내 중소·중견 게임사 280여 곳은 구글을 상대로 인앱결제 수수료 일부를 반환해달라고 주장하며 미국에서 집단조정을 제기한 상태다. 미국 법정 진술 과정에서 공개된 구글 내부 문서에 따르면, 구글의 인앱결제 적정 수수료율은 4~6%로 나와 있다. 경쟁 시장 기준으로도 최대 10%로 명시돼 있다. 그런데 구글이 국내 게임사들에 최대 30%를 인앱결제 수수료로 부과했으니 20%에 해당하는 수수료는 되돌려달라는 것이 게임사들의 주장이다.
공정위나 방미통위가 부과한 과징금은 국고로 귀속된다. 반면 집단조정이 성사되면 게임사들에 실질적인 피해 회복 조치가 이뤄진다. 집단조정 대표 원고인 지헌민 팡스카이 회장은 “게임산업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돌아서면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대형 플랫폼에 수수료를 30%씩 내며 마케팅을 하다 보니 해가 갈수록 어려워졌다”며 “150명에 달했던 직원이 현재는 5명으로 줄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방미통위 관계자는 “과징금 부과기준 고시에서 과징금 산정 시 피해자의 피해회복 여부를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구글은 (집단조정 협상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라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게임사로 하여금 구글의 인앱결제 수단을 무조건 사용하게 했다는 것과는 공정위가 들여다보는 내용이 달라 (집단조정 결과가 과징금 책정에) 영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구글과 게임사들의 수수료 환급 협상은 양측이 배상의 기준이 되는 시점을 두고 이견을 있다. 소송 시점을 기준으로 구글은 미국법에 따라 4년 전부터 수수료로 납부한 금액, 국내 게임사들은 국내법에 따라 10년 전부터 납부한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더피플에 따르면 국내 게임 인앱결제 소비액은 연간 8조 3300억 원이다. 인앱결제 수수료 강제로 인한 피해액은 연간 2조 4900억 원이다. 미국법에 따라 4년 치를 산정하면 6조 7000억 원, 국내법에 따라 10년 치를 산정하면 16조 6000억 원 규모다.
게임업계에선 대형 게임사들이 집단조정에 참여해야 협상력을 높이고 구글의 근본적인 정책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집단조정 대리인단을 이끄는 이영기 법무법인 위더피플 변호사는 “구글은 (소송을 통한) 개별 합의를 통해 수수료율을 인하해주는 ‘시크릿 딜’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전체 게임시장 60~7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집단조정에 참여하면 국내 게임 산업의 전반적인 수수료 체계가 재편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집단조정을 추진하는 측은 구글과 GVP 계약을 맺은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인앱결제를 강제 받은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펄어비스·컴투스 5개 게임사가 구글과 GVP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일 정희은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브리핑에서 “(이들) 게임사들이 (구글에서) 지원을 받기는 했지만 구글의 압도적 지위를 고려할 때 그런 지원을 거절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글과 게임사들의 협상은 게임사들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집단조정 결과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게임사들은 미국에 애플을 상대로도 인앱결제 수수료를 환급해달라는 집단조정을 제기했다. 애플은 소멸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 등을 들며 소송 기각 요청을 했고 현재 공방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구글 점유율은 80% 이상이고 그 뒤를 애플이 잇고 있다.
이와 관련, 구글 관계자는 “구글플레이는 타 앱마켓들과 공정하게 경쟁하고 있다. 한국의 개발자들과 이용자들에게 여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구글은 그동안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협조해 왔으며, 앞으로 진행될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법 위반 행위가 없었음을 소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