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대가 받은 것…언론 억측 앞뒤 안 맞아”
검찰에 출석하는 김수민 의원.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이번 사건이 불거진 후 브랜드호텔의 성장과정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 동아리로 출발한 업체가 수많은 대기업들과 함께 일하며 화려한 이력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정치권에 인맥이 있는 김 교수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다.
“브랜드호텔은 돼지바 포장지 리뉴얼 작업을 통해 처음 업계에 알려졌는데 당시 새로운 시도로 큰 호평을 받았다. 돼지바 이후로는 우리가 먼저 일감을 달라고 요청한 사례가 없다.“
―디자인 업계에서는 학생들이 대기업 제품 디자인 작업을 직접 했겠느냐며 의심하는 사람도 있더라.
“예전에는 학생들이 방학 때 편의점 같은데서 일을 했다. 그러면 실력이 늘겠나? 그래서 브랜드호텔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방학 때도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게 됐다. 산학 협력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브랜드호텔이다. 인터뷰가 끝난 후 직접 보여주겠다. (김 교수는 인터뷰가 끝난 후 브랜드호텔의 작업현장을 모두 공개했다) 수업을 마치고도 하루에 5시간 이상 디테일에 대한 교육을 받고, 방학 때도 매일 작업을 했던 학생들이다. 우리와 작업했던 기업들에게 전화해서 물어봐라. 모두 결과에 만족해했다.”
―총선 당시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김영환 의원과 친분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김수민 의원을 비례대표로 추천한 것도 김 교수라는 소문이 있는데?
“총선 당시 국민의당 비례대표 당선권은 5번 정도로 예상했다. 7번은 청년 비례대표 몫으로 비워놨는데 모두 제안을 거절했다더라. 그런데 당 공보팀에서 브랜드호텔과 일하다보니 김수민 의원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김 의원을 추천한 것은 저나 김 의원이 아니고 당 공보팀 사람들이었다. 저도 어차피 당선권이 아니니 편한 마음으로 해보라고 했다. 김영환 의원은 김수민 의원이 비례대표 후보가 된 사실을 나중에야 알고 나한테 전화해서 ‘김수민이 비례대표 후보 됐어?’하고 물어보더라.”
―국민의당은 총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기존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한 후 선거공보 작업을 브랜드호텔에 맡겼다. 누군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닌가?
“김영환 의원이 선거 공보 작업을 맡아달라고 몇 번이나 부탁했는데 거절했다. 그런데 국민의당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더라.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은 기발한 선거 로고송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 국민의당은 선거 로고송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선거 공보 작업이 뒤쳐져 있었다. 김영환 의원이 지금 당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꼭 좀 도와달라고 하는데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어서 시작한 일이다.”
―김수민 의원이 비례대표가 되면서 브랜드호텔에 일감을 몰아준 것은 아닌가?
“브랜드호텔이 정식으로 선거 공보 작업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초부터였다. 반면 김수민 의원이 비례대표 후보가 된 날은 지난 3월 23일이다. 4월 8일이 사전투표일이었기 때문에 모든 광고 전략은 3월 말에 이미 모두 완성돼 있었다. 김 의원이 비례대표 후보가 됐을 때는 모든 광고 전략이 세워진 후였는데 김 의원이 비례대표 후보가 됐다고 브랜드호텔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은 불가능했다.”
―기존 업체의 대표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브랜드호텔이 만든 당 로고가 ‘조형성, 좌우대칭 등 디자인 전문가의 판단에서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혹평했는데.
“그런 말은 신경 안 쓴다. 개인적으로 그 분이 왜 기자회견을 열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김수민 의원이 만든 국민의당 로고는 사람인(人)자에서 모티브를 따와 만들었다. 1번과 2번만 찍었던 사람들에게 3번도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디자인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판단하나.”
―(사)한국디자인기업협회는 지난 16일 국민의당 리베이트 사건이 업계의 관행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성명서를 냈다.
“브랜드호텔은 정당하게 일을 하고 대가를 받은 것이다. 브랜드호텔이 받은 돈은 절대 리베이트가 아니다. 세미콜론으로부터 받은 돈을 예로 들면 우리나라에서는 광고 수수료를 배분할 때 기획한 쪽이 70%를 가져가고, 매체대행을 한 쪽이 30%를 가져간다. 광고계 종사자가 아니면 잘 모르는 부분인데 업계에선 관행을 넘어 법칙처럼 굳어져 있는 것이다. 세미콜론과 우리도 이렇게 구두계약을 했고 브랜드호텔이 70%를 세미콜론이 30%의 수수료를 가져갔다. 브랜드호텔이 신문광고와 TV광고 등을 기획했기 때문에 정당한 돈을 받은 것이다.”
―정당한 계약이라고 했는데 선관위는 리베이트를 요구받았다는 해당 업체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미 검찰이 조사 중이다. 문제가 있다면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선관위는 자체 조사 결과 TV광고 대행업체인 세미콜론 대표 A 씨가 김 의원의 리베이트 요구에 브랜드호텔과 허위계약서(맥주광고)를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나도 이번 사건이 터지고 그런 사실(맥주광고 계약)을 알았다. 세미콜론과는 당초 구두 계약으로 일을 진행했다. 어차피 세금계산서를 끊었고 문제될 것이 없었다. 우리가 받은 돈이 부정한 돈이면 세금계산서를 끊었겠나. 그런데 선관위에서 조사를 나온다니까 김수민 의원이 대표를 그만두면서 갑자기 대표가 된 학생이 덜컥 겁이나 계약서를 추가로 작성한 것이다. 맥주광고라고 계약을 한 것은 실제 맥주광고 작업을 하고 있어서 그렇게 계약한 것이다.”
―김 의원 측은 원래 당에서 직접 홍보 기획비를 받는 것으로 계약서까지 준비하고 있었는데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공보물 제작업체에게 돈을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당 지도부의 지시는 정말 없었나?
“나는 진짜 잘 모른다. 브랜드호텔은 정말 어렵게 키워낸 회사다. 이번 사건이 터진 후 우리와 같이 일을 하기로 했다가 취소한 업체도 있다. 브랜드호텔이 어떻게 일하는지 한번 와서 봐라. 우린 얼마든지 공개할 수 있다. 더 이상 언론들의 억측으로 열심히 일하는 학생들한테까지 피해가 가서는 안 된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