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객엔 배상계획 없다“ 선긋기…검찰 수사·집단소송으로 ‘뒤집기’ 가능성
1. 환불금액은 지난해 9월 18일 폭스바겐아우디 조작사기사건이 공개되기 직전 미국자동차판매상협회(NADA)에서 발행한 중고차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2. 차량 소유자는 환불금액(중고차 가격)에 추가하여 배상 차원에서 환불금액의 20%를 지급받고 여기에 2986.73달러를 더 받게 된다.
합의안에는 2986.73달러가 어떻게 결정됐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가격에 따라 다르지만 추가 20%와 약 3000달러를 합친 합계금액은 차종에 따라 5100달러에서 1만 달러가량 된다.
3. 차량구입대출금 잔액이 환불금액보다 많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환불금액의 130%까지 지급하여 대출을 상환할 수 있도록 한다.
4. 차량 소유자 중 지난해 9월 18일 이후 차량을 매각한 사람은 위 금액의 2분의 1을 받는다. 나머지 2분의 1은 차량 매수인이 받게 된다.
5. 리스차량 보유자는 리스를 종료시키고 위 2항 추가지급금액의 절반을 받는다. 즉 2550달러에서 5000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6. 미 연방환경청(EPA), 캘리포니아주환경청(CARB)이 리콜가능 차량이라고 향후 판명한 차종 보유자가 환불받지 않고 계속 차량을 보유하겠다고 하면 리콜 후 배상 차원의 추가금액을 지급받게 된다.
리콜가능 차량이라고 판명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이번에 적발된 폭스바겐 차량이 리콜로 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리콜을 통해 국내보다도 몇 배나 까다로운 미국의 기준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리콜 가능 차량이 거의 없을 전망이다.
7. 폭스바겐은 배기가스를 다량 배출한 차를 판매한 만큼 오염제거비용으로 27억 달러, 무공해 차량시설 및 친환경기술진흥기금으로 20억 달러를 출연해야 한다.
8. 오는 2019년 6월 말까지 리콜대상 차량이 85% 이상 무상수리가 완료되지 않는 경우 위 7항의 기금출연액이 증액된다.
9. 3리터 6기통 디젤차 8만 5000대에 대한 배상안은 좀 더 협의한다.
10. 미 법무성이 요구하는 민사벌금(Civil Penalty)과 연방검찰수사 및 형사벌금은 아직 남아있고 향후 추가적으로 결정된다.
11. 44개 주정부와 워싱턴 DC, 푸에르토리코는 이들 주의 소비자보호법 위반과 관련해 6억 300만 달러의 배상을 받게 된다.
12. 미 법무성이 제출한 합의문서인 일부동의명령(Partial Consent Decree)에는 폭스바겐아우디가 차량의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고 배출가스 기준위반 불법상태를 고칠 수 있는 기술적 방안이 없다는 데 동의한다는 문구가 들어가게 된다.
13. 폭스바겐아우디가 향후 또 다른 조작을 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처럼 구체적이고 상당한 배상액을 명시한 이 합의안은 국내와 전혀 무관하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미국, 유럽과 한국은 상황이 달라 배상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폭스바겐아우디 독일 본사 또한 미국 이외 국가의 고객들에서는 배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국내 폭스바겐에 대해 집단소송을 이끌고 있는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미국 고객들에 대한 배상안을 한국 고객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시키도록 할 계획이다. 폭스바겐 임직원 형사고소, 환경부의 자동차교체 명령을 요구하는 청원서 재제출, 미국 집단소송에서의 협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6월 24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인증담당이사를 구속했다. 이어 서울중앙지검 형사 5부는 2011년 배출가스저감장치인 EGR 밸브 조작 등에 대하여 고의 은폐 혐의가 있는지 수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원의 합의안과 한국 검찰의 움직임은 폭스바겐에 불리하게 진행되어 가는 모양새다.
법무법인 바른 측은 “한국 내 집단소송을 제기한 누적원고인단 수는 4432명이고 곧 100여 명이 추가 소장을 접수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번에 100명이 추가된 것은 폭스바겐 소송에서 승소 분위기가 감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디젤게이트 폭스바겐이 디젤엔진 차량의 배출가스량을 조작해 판매한 정황이 포착돼 미 정부가 나서게 된 사건이다. 조사 결과 엄청난 수의 자동차가 이미 유통된 상태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생산된 비틀(컨버터블 모델 포함), 제타(스포츠 왜건형 모델 포함), 골프(스포츠 왜건형 모델 포함), 파사트 등 4기통 디젤 엔진이 들어간 폭스바겐 차량들이 미국에서 48만 대 이상 대량 리콜되리라고 예견됐다. 또 폭스바겐은 최대 180억 달러, 우리돈으로 약 21조 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현 비즈한국 기자 toyo@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