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한시적 계약...시 “법적 하자없다” ‘뒷짐’만
[세종=일요신문] 박하늘 기자 = 오는 15일부터 본격 운행되는 세종시 시영버스 운전원의 시급이 고작 7510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 특히 시영버스가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으로, 운전원들은 계약이 만료되면 모두 실업자로 내몰릴 처지이지만 시는 아무런 대책없이 ‘뒷짐’만 지고 있다.
13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영버스 운전원의 시급은 7510원으로, 광역버스(1000번) 운전원의 경우 1일 2교대 주 40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한다. 이를 주 40시간씩 4주 근무로 가정하면 한 달에 받을 수 있는 기본급은 고작 약 120만원에 불과하다. 40시간 근무 시 1일 분의 임금을 받는 주휴수당을 감안하더라도 140만원을 조금 넘긴다.
당초 세종시가 운전원 모집공고에서 제시한 250만원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순환버스(꼬꼬버스 1,2번) 운전원은 오전시간(오전 6시부터 10시까지)만 운행하는 특성상 주 25시간 근무로 4주 근무 시 75만원을 받게 된다. 특히 주 25시간만을 일해 주휴수당은 없을 뿐만 아니라 급식비도 지급되지 않는다. 모집공고에서선 130만원을 제시했다. 이마저도 세전임을 감안한다면 실제 지급받는 임금은 더 줄어들게 된다.
시영버스의 차량운행과 회계를 담당하는 운수관리원은 주 40시간 근무지만 급식비를 지급받지 못한다. 시급은 7170원이다.
일각에서 운전원들의 임금이 다소 적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영버스 운전원 대부분은 운수분야에서 경력이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 물가를 감안한다면 경력에 비해 저임금을 받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세종시 운수종사자 임금 관련 실무담당자는 “운전원은 무사고 수당, 만근 수당 등 각종 수당이 있으며 초과근무나 다른 운전원 대신 근무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 초과 근무 수당도 받는다. 이를 다 합치면 공고와 비슷한 금액을 받게 된다”며 해명했다.
이 담당자는 급식비에 대해서는 “순환버스의 경우는 오전에만 근무하기 때문에 급식비가 없는 것이며 운수관리원은 원래 급식비가 없다”면서 “공무원들도 식사는 다 사먹는다”며 에둘러 말했다.
일반 버스회사의 경우 근로형태는 다르지만 새벽부터 버스를 운행하기 때문에 아침식사비를 지급하거나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공무원의 경우 13만원 가량의 정액급식비가 지급된다.
시영버스 고용불안이 또다른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운전원들의 단기계약에 따른 사기 저하등 안전운행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이들은 시영버스 운행이 종료되는 오는 12월 계약이 해지된다. 졸지에 실업자로 내몰리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셈이다.
시는 운수종사자들의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이들의 생계와 직결된 고용부분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이다.
그나마 내년 1월 교통공사 설립과 함께 고용승계라는 일말의 희망도 기대할수 없는 상황이다.
시는 내년 1월 교통공사가 설립돼도 고용승계는 없다고 못 박았다.
시영버스 실무담당자는 “공사가 설립되면 관련법상 직원을 모두 공모제로 다시 채용을 해야하며 고용승계를 하는 등 시영버스 운전원은 예외로 둘 수 없다”며 “이 점을 고용초기단계부터 운전원들에게 명확하게 안내했다. 아직까지 시영버스 관련 근로자들의 계약 만료 후에 대해 따로 검토한 바는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운전원 스스로 알면서 온 것이니 책임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운전원들은 시영버스 근로와 관련,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영버스 운전원는 “시청에서 운영한다길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왔다. 아무래도 시청에서 직접 운영하면 근로조건이나 불공정한 대우는 받지 않겠다 싶어서 았다”며 “계약기간이 끝나고 공사가 설립하면 아무래도 가산점을 주지 않겠느냐” 며 실낱같은 희망을 털어 놨다.
또 다른 운전원은 “시에서 직접운영 한다고 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 한 것인데 6개월 뒤 실직자가 되면 아무런 대책도 없다. 교통공사 공모에서 가산점을 받더라도 공사가 설립 된 뒤에나 취직하는 것인데 언제 공사가 설립될지 아느냐”며 계약만료 후 걱정에 우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세종시의 시정방향이 빈번한 안전사고 발생등으로 비정규직을 줄이자는 시대요구에 역행하고 있다는 시각이 비등해 지고 있다. 세월호, ktx 탈선사고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운전직 종사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해야 한다는 대세적인 목소리에 동떨어진 모습이다.
또 다른 시영버스 운전원은 “시내버스 서비스를 높이라고 강조하는데 근로환경이 좋아야 서비스 질도 높아지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한 뒤 “월급이 나오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시영버스라는 것 하나만 보고 왔다. 고용도 보장되고 근로조건이 더 나아질 것“ 이라며 애써 희망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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