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장모 관련 강남 땅 등 의혹 일파만파···박근혜 대통령 감싸기 논란도
여야 정치권 우병우 자진사퇴 압박···고졸 노무현에 “83학번이냐?” 조롱 질문은 우 수석 아닌 박경춘 전 검사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자진 사퇴 압박이 확전되고 있다.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옆모습/출처=연합뉴스
[일요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청와대를 흔들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해 각종 의혹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선 우 수석의 자진 사퇴 압박이 더 거세지고 있다.
우병우 수석은 지난 20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각종 의혹에 대해 “고통스럽고 답답하다. 난 모른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며, 해명했다. 특히, 우 수석 자신은 결백하며, “장모님부터 아들까지 가정사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 가슴 아픈 부분”이라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우 수석은 “일일이 해명하지는 않겠다. 전체적인 문제가 있으면 모아서 대응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수석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연일 우 수석에 대한 자진사퇴나 청와대 사퇴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야권은 검찰의 사실상 몸통이자 ‘리틀 김기춘’이라며, 우 수석의 권력비리 의혹을 문제 삼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다. 최근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우병우 수석을 제거하지 않으면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 폭탄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우 수석 처가의 1,300억원대 부동산 매매 의혹과 관련, “영화 ‘부당거래’, ‘내부자들’ 못지않은 권력실세와 기업들간의 부당거래 의혹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으며, “박근혜 대통령은 우 수석을 즉각 해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 수석이 진경준 검사를 두둔한 의혹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시절 ‘검사와의 대화’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83학번이냐고 도발적 질문을 한 기개(?)와 전직 대통령을 모욕하며 수사한 집요함이 대학동문 검사에게는 검증이 아닌 변론활동을 한 것인지 의심된다”고 비꼬기도 했다.
하지만 송 의원이 제기한 노무현 대통령 학번 조롱성 질문은 우병우 수석이 아닌 박경춘 전 검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우병우 수석에 대해 노무현 관련 비난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홍만표 변호사와 우 수석은 2009년 대검찰청 중수부 소속으로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함께 수사했던 인연이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책임론에 시달렸던 당시 수사검사들이 퇴임 후 몇 달 간격으로 줄줄이 검찰에 불려 나오게 되면서 7년 전 ‘노무현 수사팀’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팀 3인방’으로 불리는 이인규(좌) 홍만표(가운데) 우병우(우) 의 사진.출처=연합뉴스
우 수석은 당시 중수1과장으로 대검찰청 11층에 위치한 특별조사실에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신문하며 현장을 지휘한 인물로 수사기획관이었던 홍 변호사와 이인규 당시 중수부장은 CCTV 영상으로 조사 전 과정을 지켜보며 수사를 지휘했다.
그러던 중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수사는 중단됐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내사종결(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당시 이들 ‘노무현 수사팀’에 대해 정치보복, 과도한 피의사실 공표, 과잉 수사라는 비난이 쏟아졌던 것이 다시금 논란이 재연되고 있는 모습이다.
우병우 수석이 가정사 논란 등 각종 의혹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우 수석을 포함한 ‘노무현 수사팀’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일명 ‘피아제 논두렁 시계’ 등 권양숙 여사와 노건평 씨, 노 전 대통령 자녀 등 가족들에 대한 광범위한 언론 중계에 대한 빌미를 제공한 정황과 아이러니하게 교차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말 그대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얘기다.
한편, 우 수석의 자진 사퇴 압박이 주말을 앞두고 극에 다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우 수석의 사퇴가 임박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성주 사드 배치 문제와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 파문에도 우 수석의 거취문제가 계속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