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여름날 찾아온 17세 박군은 귀가 가려워 항상 귀를 비비거나 후벼서 귀에서 진물이 나거나 상처가 반복되어 치료를 가끔씩 벌써 몇 년간이나 받아온 상태였다.
귓속을 보니 백색가루 같은 먼지들로 덮여 있었다. 이진균증과 외이도염이 같이 있는 상태였는데, 지속적으로 치료를 하지 않고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고생을 계속했던 것이다.
침 치료와 함께 정이수(淨耳水)와 내복약을 같이 사용하여 치료하였는데 귀의 상태가 호전되면서 본인도 귀를 덜 만지면서 증세가 더 빠르게 호전되었다.
귀지는 귓구멍에 모인 때를 얘기하는데 이구(耳垢)라고도 하며 외이도에서 떨어져 나오는 표피나 외이도 바깥 3분의 1 부위에서 나오는 먼지 등으로 이루어진다. 귀지가 많아지면 잡음이나 이물감을 느끼게 된다.
귀지는 보통 음식을 씹을 때 귀 주위 근육이 움직임에 따라 바깥으로 조금씩 밀려서 절로 나오게 되는데, 사람에게 전혀 불필요한 것이 아니다. 귀지는 외이를 보호하고 귀를 후빌 때 상처가 나지 않도록 보호하거나 염증에 대하여 방어작용도 해준다. 그러므로 귀를 너무 자주 후비거나 닦아내면 외이도 피부에 오히려 염증이 더 생기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귀에는 여러 감각신경이 분포되어, 이 신경들이 목이나 침샘, 치아, 턱관절 등 주변의 기관들과 연계돼 있다. 따라서 이 기관들에 문제가 생기면 귀도 자극을 받아 가렵거나 아플 수 있다.
곰팡이균으로 인한 염증은 꾸준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완치가 쉽지 않은데 양방에서는 항진균제를 쓰고 딱지가 생긴 것을 잘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접근하게 되며, 한방에서는 혈분(血分)이 허약하여 열이 있거나 간신(肝腎)의 화(火)가 상염(上炎)하여 나타난다고 보고 정이수(淨耳水)와 같은 외용약을 써서 치료하게 된다. 외이도염을 한방에서는 이절(耳癤)이라 하는데 귀를 긁거나 하여 피부에 상처를 냈을 때 잘 일어나고, 심한 귀앓이로 연결되며 어린 아이의 경우에는 열이 나는 수도 있다.
귀 둘레의 림프선이 부어 아픈 경우도 있는데 보통 귀의 입구 부분을 압박하거나 귓바퀴를 잡아당기면 통증이 심해진다. 아플 때는 냉찜질을 하고 형개연교탕(荊芥蓮翹湯)이나 탁리소독음(托裏消毒飮)을 투여하며 때로는 절개하여 고름을 빼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귀에 생기는 염증들은 부위의 특성상 잘 개선되지 않거나 만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 귀를 청결하게 관리하고 치료도 꾸준히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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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림한의원 곽계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