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충격 분노 “독일 등과 연대”...종교전쟁 비화 조짐도
이슬람국가(IS)가 성당에서 테러를 저지른,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시청 앞 임시 추모단에 한 여성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이날 테러로 신부 1명이 숨지고 신도 1명이 크게 다쳤다. 범인 2명은 경찰에 사살됐다. 괴한들은 아랍어로 신자들을 위협하며 미사를 집전하던 아멜 신부를 인질로 잡은 뒤 흉기로 목을 그어 살해했다. 출처=파리 EPA/연합뉴스
[일요신문] IS의 프랑스 성당 테러로 노신부가 희생되자 프랑스는 물론 전세계가 충격과 분노에 빠졌다. IS가 가톨릭 성당에서 테러를 저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바티칸 교황청도 맹비난에 나서는 등 자칫 이슬람과 가톨릭간의 종교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프랑스와 독일에서 벌어진 IS 테러로 인해 메르켈 독일 총리의 시리아 난민 정책 등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슬람 무장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세력으로 추정되는 괴한 2명이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셍테티엔 뒤 루브레의 성당을 침입해 노신부를 잔혹하게 사건이 벌어졌다.
복수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사고발생 성당에 괴한 2명이 침입해 미사를 진행하던 주임 신부와 수녀 및 신도 등 5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경찰 기동대(BRI)가 출동해 괴한 2명을 사살하면서 인질극은 2시간 만에 끝났지만, 이 과정에서 범인들은 자크 하멜 신부(84)를 참수해 살해했다.
사건 직후 IS 연계매체는 “프랑스 성당에서 IS 전사 2명이 공격을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IS가 가톨릭 성당을 공격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마누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가톨릭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분노했다.
바티칸 교황청 등 가톨릭계는 “신성한 장소에서 발생한 매우 끔찍한 범행”이자 “야만적인 공격”이라고 맹비난했다.
프란시스 교황은 “어리석은 폭력에 의해 고통과 공포가 발생했다”며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해 12월 파리 테러와 최근 니스 트럭 테러에 이번 성당 인질극 테러까지 연달아 IS의 타깃이 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은 “우리는 단결해서 우리에게 전쟁을 선포한 IS와 맞서야 한다”면서 “프랑스는 IS와의 전쟁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뿐 아니라 독일 등 다른 나라도 같은 처지에 있으며 연대의 강한 끈도 함께 있다”면서 독일 등 유럽전체적인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한편, 이번 인질극에서 희생된 하멜 신부는 1958년 서품을 받은 뒤 50년간 성직자로 일하다 2008년 은퇴했으며, 지역 성당 등에서 봉사를 계속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특히, IS가 기존 인질을 납치해 참수 등 살해해왔던 종전 방식에서 현장서 테러인질을 벌이고 성직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것을 두고 자칫 종교계간의 갈등으로 비화돼 더 큰 국제적 갈등으로 확대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시리아 등 난민 정책을 전향적으로 추진해 오던 독일 메르켈 총리가 자국 테러에 이어 프랑스 등 주변국에 대한 테러가 연이어 발생하자, 유럽과 자국내 입지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