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11일 섬유회관에서 열린 기능성 속옷 패션쇼. | ||
내복을 다시 입자는 붐도 일고 있다. 경제뿐 아니라 건강한 겨울나기를 위해서는 어떻게 입는 것이 좋을까. 엷은 속옷에 모피코트 하나 걸치는 것보다는 여러 겹의 옷을 겹쳐 입는 것이 온도변화에 맞게 체온을 조절하기가 좋아 겨울 옷차림으로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건강과 멋을 위한 겨울 옷입기 요령을 알아봤다.
겨울이 되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에 걸쳐야 할 복장이 늘어난다. 내복에다가 모자 마스크 목도리 장갑 외투 그리고 신발에 이르기까지 추위를 막기 위해 이것저것 껴입다 보면 중무장(?)이 되기 일쑤다.
하지만 무작정 많이 걸쳐 입는다고 보온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간편하면서도 효율적인 옷입기가 필요하다.
겨울 옷차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복. ‘기초 공사가 튼튼해야 한다’는 광고 카피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내복의 중요성은 결코 무시될 수 없다. 특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 때 언더웨어는 그 위력을 발휘한다.
연세대학교 기능성섬유 시스템연구실 김은애 교수는 “몸에 밀착된 내의는 보온성이 뛰어나다. 실내에 있다가 밖으로 나갔을 때, 갑자기 찬 공기를 접하더라도 내복을 입고 있으면 그만큼 적응하기가 쉽다”고 설명한다. 내복은 헐렁한 것보다 몸에 밀착되게 입는 것이 보온성을 더 높여준다.
그렇다면 속옷은 어떤 제품이 좋을까. 일단 속옷은 피부에 직접 접촉하는 옷이기 때문에 피부트러블을 일으키지 않는 소재의 제품이 기본이다. 이 때문에 얇고 부드러운 천연소재 면제품이 가장 대중적으로 애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된 요즘은 천연소재 못지 않게 부드러운 인공소재들이 자주 사용되는데, 여기에 건강에 보탬이 된다고 여겨지는 여러 가지 기능을 더한 기능성 제품들도 많이 나와있다.
속옷 메이커 BYC의 신현인 차장은 “최근 각 업체에서 기능성 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으며, 유난히 추위를 잘 타고 감기에 쉽게 걸리는 사람들을 위한 발열내의도 나와 있다”고 소개한다. 발열내의는 인체의 땀과 온도를 활용하여 스스로 열을 발생시키는 기능성 원단을 활용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체온뿐 아니라 피부 특성을 고려한 속옷들도 나와 있다. 아토피나 알레르기 등 민감성 피부트러블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속옷으로는 대두(콩) 추출물로 만든 천연 단백질섬유나 게 껍질에서 채취한 키토산으로 만든 내의 등이 대표적이다.
쌍방울 상품기획팀장 김종우 차장은 “올 겨울 내의시장은 웰빙 열풍에 힘입어 어느 해보다 천연소재를 사용한 제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든든한 ‘기초공사’를 끝냈다면 일상복만으로도 웬만한 추위쯤 거뜬히 물리칠 수 있다. 이 위에 바깥 기온에 맞춰 적당한 겉옷과 보조품들로 추위를 막아주면 그만이다.
추운 날 외출 때 필요한 것은 폴라티나 목도리 그리고 모자다. 목 부위의 보온이 필요한 것은 인체의 여러 부위 가운데서 목 부분의 지방층이 가장 얇아 추위를 가장 잘 느끼기 때문이다.
김은애 교수는 최소한 머리와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추위를 덜 타는 비법이라고 말한다. “몸의 긴장이 풀릴 때는 손과 발은 자연스럽게 따뜻해지므로, 보온이 필요할 때 팔다리보다는 인체의 중심인 머리와 가슴의 보온에 먼저 신경써야 된다.”
가슴 부분에서 체열이 방출되는 것을 막는 데는 목도리나 폴라티가 가장 효과적인 도움이 된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체온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모자는 중풍 예방에 확실한 효과가 있다. 노인이나 신체가 허약해진 사람들은 겨울철 외출시 모자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겨울모자는 귀까지 덮는 경우가 많은데, 만일 청각이 약한 사람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주위 소리를 듣지 못해 길을 가다가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겉옷 위에 입는 외투는 보온성과 함께 방풍 기능이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통풍이 잘되는 모직류보다는 겉에 바람막이 층이 형성된 다운파카가 효과적이지만 일하는 환경이나 업무에 맞게 골라 입는 것도 중요하다.
정장은 추운 겨울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는 의복으로 간주되고 있으나, 요사이는 빛을 받으면 열로 전환시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축열성 제품도 나와있다. 식물성 섬유로 만들어 항균, 항알레르기, 자외선 차단 효과를 나타내어 피부건강까지 생각하는 제품도 있다.
코트는 그것만으로도 보통 2㎏ 이상의 무게를 어깨에 걸치는 것이어서 더 이상 많은 것을 껴입지 않아도 될 수 있게 보온성과 활동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이상적이다.
겨울 복장은 두꺼운 옷으로 한두 개 입는 것보다는 덜 두꺼운 것으로 여러 겹 껴입는 것이 체온 조절에 편리하다.
겨울 옷은 첫째 피복 면적을 최대화한 것, 둘째 보온성 소재에 열리는 부분을 최소화한 것, 셋째 속옷은 공기 함유량이 높고 외투는 방풍이 잘되는 것이 바람직한 조건이다.
김 교수는 “의복을 입는다는 것은 사실 공기를 입는 것이다. 모직 스웨터의 경우 공기 함유량이 90%나 된다. 의복이 얼마나 따뜻한 공기를 머금고 있느냐가 보온의 관건이다”며, 겨울옷을 입는 요령으로는 안쪽에서부터 ‘내복+니트류 셔츠+스웨터+외투’순으로 여러 겹을 입고 주위 온도에 따라 겉옷부터 차례로 벗어 적절하게 체온 조절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조언한다.
물론 내복을 두 겹으로 입는 등 너무 많이 껴입으면, 오히려 활동성이 저하되어 추위를 더 잘 느낄 수 있다. 어린이들은 너무 두터운 옷을 입을 경우 땀이 많이 나 오히려 감기에 걸리기 쉬우며, 땀에 젖은 옷을 계속 입고 다니면 체온이 떨어져 쓰러지는 ‘저온증’이 생길 수도 있다. 노인은 팔을 흔들기에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두터운 외투를 입고 외출하면 넘어져 뼈를 부러뜨리기 쉽다.
바지는 누비옷 등 푹신한 것을 입도록 한다. 고혈압 당뇨병 등으로 인해 뇌졸중 심근경색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노인일수록 여러 겹의 옷을 입어 보온에 신경 쓴다. 오전 5∼10시에 뇌졸중 심근경색 등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많으므로 이 시간에는 외출시 조심한다. 당뇨 환자는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므로 면 소재의 두꺼운 양말과 발목을 덮는 신발로 보온하되, 땀이나 습기가 찰 때마다 양말을 갈아 신도록 한다.
이밖에 마스크는 세균 침입과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장시간 착용하여 축축해지면 체온을 더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김현준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연세대학교 기능성섬유시스템연구실 김은애 교수, 쌍방울 좋은사람들 BYC 제일모직 상품기획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