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줄행랑치면 소비자 피해는 누가 책임?
박동훈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영장실질 심사
폭스바겐이 한국시장 철수 위기에 놓여졌다.
[일요신문] “폭스바겐 괘씸죄?” 폭스바겐의 판매중지가 내일 확정된다. 폭스바겐이 사실상 국내시장 퇴출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는 폭스바겐이 한국시장을 무시한 처사라며, 이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지만, 정작 이로 인한 피해와 우려는 한국 소비자들의 몫인 상태다.
환경부에 따르면, 2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판매중인 34개 차종 79개 모델에 대한 인증취소 및 판매중지 등의 행정처분을 확정한다. 이중 단순 실수가 확인된 일부 모델을 제외한 거의 모든 차량의 징계가 예상되며 재인증까지 최소 2~3개월간 폭스바겐은 해당 모델을 판매할 수 없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30일 폭스바겐의 국내 시장 철수는 없을 것이며, A/S와 각종 서비스도 기존과 동일하다는 문자메세지를 차량 소유주 및 관계자들에게 집단 발송했다. 그럼에도 폭스바겐의 국내 전시장과 딜러사가 대부분 문을 닫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 퇴출 위기에 놓인 폭스바겐보다 더 답답한 것은 이들 차량 소유주인 소비자들이다. 실제로 폭스바겐 차량 소유주들은 폭스바겐의 행정처분 뒤 변화와 대응 등에 어떤 답변이나 정보도 받지 못한 실정이다.
한 소유자는 “마치 옥시사태처럼 ‘걱정하지 마라’란 해명만 되풀이 한다”며, “차량판매중지 및 제기된 문제점으로 인한 이미지악화 뿐만이 아닌 당장 A/S나 중고차시세 등에 미치는 영향이 더 걱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딜러사나 폭스바겐코리아가 전화 등으로 괜찮다고 하지만, 결국 딜러사가 다른 자동차회사로 옮기거나 전시장이 문을 닫을 위기라는 소식을 들으니, 누굴 믿을 수 있겠냐?”고 우려했다.
업계관계자는 환경부가 강제 퇴출 수순의 인증취소, 판매중지 등 행정처분을 할 경우 딜러사의 이탈은 ‘물 보듯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폭스바겐의 지금까지 행태를 비춰보면 “자신들에게만 더 큰 잣대를 준 것이 아니냐”며, 정부 탓으로 돌린 채 한국 시장을 어쩔 수 없이 접는 모양새를 취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폭스바겐이 한국시장을 공식적으로 철수하거나 판매중지가 결정될 경우 신차판매보다 A/S에 대한 문제가 더 심각할 전망이다. 판매하지 않는 차량에 대한 A/S 책임을 위해 나서기에는 시장의 도덕성이나 책임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동훈(현 르노삼성차 사장)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FK) 사장이 8월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임준선 기자
한편, 박동훈(현 르노삼성차 사장)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출석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배출가스 인증을 받기 위해 ‘위조 서류’를 제출하는 등 조직적인 조작은폐 혐의를 검찰이 수사 중이다. 국내 수입자동차 점유율 1위였던 폭스바겐의 국내시장 철수가 이번주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